SNS 패션 사업 한계…트위터 직격탄 맞아

실적 좋은 페이스북도 여파…소비자 피로도 급상승

일반입력 :2014/02/07 15:21    수정: 2014/02/07 16:33

남혜현 기자

세계 최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주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해 4분기 손실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실적 발표 하룻만에 주가가 24%까지 빠진 50센트로 떨어졌고, 그 여파로 실적이 좋았던 페이스북 주가마저 보합세로 주춤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SNS 기업들이 실적 하락과 가입자 증가 둔화세로 어려움을 맞고 있다. 경쟁 심화로 인해 가입자 유치가 점점 어려워지는 데다, 수익성 확보 요구도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용자들이 수많은 SNS 홍수 속에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는 SNS 사업의 본질적 특징 가운데 하나인 '패션성(性)'의 한계이기도 하다.

■트위터 성장 곡선 둔화…가입자 확보 어려움

트위터 실적 발표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두 가지다.

우선 적자폭. 지난 6일 트위터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우리 돈으로 약 5천5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손실액 93억원과 비교한다면 적자폭이 무려 59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실적 발표 전에 증권 전문가들이 예상한 손실액도 트위터 실제 발표의 절반에 불과했다.

1분기 실적 전망도 실망스러웠다. 트위터는 지난해 4분기 총매출로 약 2천616억원을 벌어들였는데 1분기에는 2천470억~2천57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실적 발표 하루만에 주가가 급락하며 허공으로 날아간 시가총액만 9조4천억원에 달한다. 실적 발표 후 스위스 금융기관인 UBS가 트위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바꾼 것도 향후 트위터의 성장이 어려울 것을 예상하게 하는 부분이다.

손실액보다 당장 우려스러운 것은 가입자 증가 둔화세다. 오른쪽 위로 가파르게 올라갔던 트위터 성장 곡선이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기간 트위터 월간 활동 이용자 수는 2억4천100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30% 늘어났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3.9% 늘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게다가 지금 당장 이용자들이 트위터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인 '타임라인 뷰' 역시 1천480만건으로, 전 분기 대비 7%나 감소했다. 가입자 증가 속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이용자들 역시 트위터접속률이 기존보다 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가입자 수는 곧 미래 먹거리를 뜻한다. 가입자가 많아야 이를 기반으로 트위터가 여러가지 해볼만한 것들이 생긴다. 미국 야후를 제치고 페이스북이 디지털 광고 2위 업체가 된 것은 월간 12억명이 사용한다는 이용자 파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페이스북만큼 대중적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한다. 페이스북이나 기타 폐쇄형 SNS들과 달리 트위터는 다중 대 다중에 열려 있고 이 공간에서 새로운 소식과 정보를 공유한다. 트위터는 신속한 속보를 전달하는데 치중했고,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축약어들이 많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씨넷은 실적 발표를 토대로 트위터 디자인은 실제로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너무 어려운 경향이 있다며 현재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용 빈도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트위터에게는 명확한 걱정거리라고 평가했다.

트위터 형의 패션은 이미 철이 지나버린 것이다.

■피로감에 사생활 침해 우려 '가입자 이탈'…국산 SNS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페이스북도 이같은 고민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사태 이후 세계적으로 SNS 등을 통한 개인정보보호 유출 우려가 커진데다가 페이스북이 수익 모델의 일환으로 이용자들의 개인 메시지나 피드 정보 등을 파트너 업체들과 공유하려던 움직임이 큰 반발을 얻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10대들이 부모나 교사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페이스북의 대안으로 일명 '유령메시지'라 불리는 스냅챗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10대들의 페이스북 이탈률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곱씹어볼만 하다. 미국 국민의 85%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고, 다분화된 SNS들이 현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향후 페이스북이 하향세를 걷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산 모바일 메신저 앱들도 낙관적 전망만을 하기는 어렵다.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라인 같은 경우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3천500만명, 5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국민 메신저로 불린다. 현재는 아시아, 남미, 유럽 지역에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중이다.

그러나 해당 메신저 앱들 역시 가입자 증가에 따른 이용자들의 피로도 호소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예컨대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을 막론하고 울려대는 '카톡' 메시지 전송음은 사적인 시간마저 편하게 쉬지 못하게 만든다. 카톡의 주 수익모델인 '게임하기' 성공 원동력으로 평가됐던 '하트 전달' 역시 이같은 피로감의 주요 원인으로 일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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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라인'도 결과적으로 카카오톡과 유사한 기능과 매출 구조를 가졌다. 본질적으로 같은 우려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라인의 하루 평균 가입자 수가 다소 줄어든 것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지난 6일 실적발표에서 라인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60만명에 이른다라고 말했다. 국산 인터넷 서비스 중 가장 성공한 라인이지만, 이는 지난해 3~4분기 평균 신규 가입자 수였던 70만~80만명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업계 한 전문가는 SNS 종류 수가 많아지고 일인당 사용하는 서비스들도 증가하면서 이용자들이 이를 피로해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미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SNS들의 경우도 가입자 이탈을 막으면서 신규 이용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