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잇단 PC 철수설…삼성·LG는?

데스크톱을 축소 가능성 높고 노트북은 아직 일러

일반입력 :2014/02/05 15:47    수정: 2014/02/05 17:28

이재운 기자

소니의 PC사업 철수설이 연달아 제기되면서 국내 주요 종합전자업체들의 PC사업 축소·철수 여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데스크톱의 경우 더 이상 성장 동력이 없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노트북과 태블릿 시장은 추가 성장 여력에 대한 기대와 포화 상태에 대한 우려가 뒤엉켜 의견이 분분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의 PC 철수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PC 제조부문 축소·철수 검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소니는 최근 레노버와 합작회사를 세워 해당 법인에 PC 관련 사업 전반을 넘길 것이라는 루머에 이어, 이날 일본계 투자사에 PC사업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제기되며 PC사업부문 철수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수익성 악화가 문제이기 때문에 비슷한 환경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종합 전자업체들도 이 흐름을 비켜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이미 삼성전자의 PC 사업은 지난 2012년 IM사업부 산하로 통합되면서 축소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에는 PC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 속에 1천250만대에 그치면서 올해 판매량 목표를 절반 수준인 600만대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신제품이 나와도 광고 집행을 거의 하지 않을 정도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사실상 사업 철수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국내 PC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부문 공급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며 참여할 수 있는 시장 크기가 크게 줄었고, 시장 전체 크기도 줄어들고 있는 만큼 사업 정리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는 경우 상대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기는 하다. 13인치대 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1kg 이하 무게를 가진 ‘그램’과, 하이브리드 제품 탭북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출시 행사와 TV 광고를 집행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분야가 여전히 적자 상황이어서 큰 수익을 벌어다 주지는 못하는 PC사업부문을 얼마나 더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LG는 특히 모바일에 집중하기 위해 PC에서 철수하려는 소니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다만 데스크톱과 달리 노트북 시장은 소니나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무리 시장규모가 줄었다고 해도, 국내 시장만 해도 4조원(업계 추산) 규모인 이 시장을 버리기에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의미다.김태진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업체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태블릿이 노트북 등 기존 PC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 보이는 수요를 기반으로 (기존 업체들이) 사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타이핑 작업이나 그래픽 작업의 경우 태블릿으로 하기에는 제품 성능이나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아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태블릿 구매자들이 키보드 관련 액세서리에 대한 강한 관심을 보이는 점도 이를 증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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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바일 액세서리 업체 관계자는 “10만원대 가격에도 불구하고 키보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능을 요하는 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PC 수요도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회장은 최근 4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고성능 게이밍을 위한 PC 수요가 늘어 i7 프로세서 출하량이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