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걸림돌 짚어보니

일반입력 :2014/02/03 16:50    수정: 2014/02/03 18:23

이재구 기자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한 후 생산할 특정 제품에 대해서 미국인만이 다룰수 있도록 요구하거나 이 제품이 미국 안에만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 수도 있다.”

레노버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미국 규제당국의 인수허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씨넷,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2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보안 전문가 말을 인용,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에서 이같은 몇몇 걸림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승인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잠재적 보안위협에 대해 심사하는 미국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 심사를 거쳐야 한다.

중국기업들, 특히 IT기업들 간의 거래는 미국의 안보라는 문제와 연결돼 있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레노버는 미국 국가안보란 이름아래 약간의 양보만 하면 무난하게 인수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회사 레노버는 자사가 미국 보안을 위협할 중국 정부의 영향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약을 요구받게 된다.

하지만 이런 난관 속에서도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는 무난하게 전개되리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 근거로 이미 중국에서 생산된 HTC제품이 미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점, 레노버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이 5% 이하라는 점 등을 꼽고 있다. 또 구글이 레노버에게 넘기는 제품 가운데 SW가 없다는 점도 꼽힌다. 특히 레노버가 미국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다만 구글이 레노버에 넘기는 2천 건의 특허에 대해서는 CFIUS가 꼼꼼히 점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규제당국의 점검은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건에 한하지 않는다.

레노버가 이달 초 발표한 23억달러 규모의 IBM의 인텔서버 인수건도 똑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의 매각 건은 미국과 중국 IT기업 간에 이뤄지는 역대 최고의 거래다. 지난 2005년 IBM이 레노버와 PC그룹을 매각할 때의 대금은 12억5천만달러였다.(한편 CFIUS는 지난해 9월 47억달러짜리 미국 돼지고기회사를 상하이인터내셔널에 매각하는 건에 대해 승인했다.)

로이터는 레노버가 비록 특정사안에 대해 양보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특별한 이점을 갖고 있다며 레노버가 과거에도 미국회사 인수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레노버는 지난 2005년 IBM으로부터 PC사업부를 인수할 때도 비슷한 승인과정을 거친 바 있다. 이 때 약간의 반발을 경험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미국의 SW업체 스톤웨어(Stoneware) 인수, 그리고 EMC와 파트너십을 체결건과 관련해 무난히 CIFIUS의 승인을 받아냈다.

짐 루이스 전략국제학센터 보안전문가는 “만일 이같은 거래를 원하는 대로 잘 해낼 중국업체가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레노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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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레노버 사람들은 사전작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처리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안다”고 말했다.

레노버는 지난 29일 29억1천만달러에 구글의 모토로라 휴대폰사업부와 약 2천 건의 특허를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인수 건에서처럼 이 건 역시 거래가 완료되기 위해선 규제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