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아도 LG폰은 적자 지속…왜?

판매 신기록도 걱정…중국산과 힘든 싸움

일반입력 :2014/01/27 15:18    수정: 2014/01/27 16:04

김태정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지난해 4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스마트폰 판매량 자체 신기록을 써도 적자다. 오히려 제품을 덜 팔았을 때 남는 게 많았다.

게다가 전략 스마트폰 ‘G2’와 구글의 지원을 받은 ‘넥서스5’ 등 굵직한 신작들을 내세운 시기여서 더 눈에 띄는 적자다. ‘실속’에 대해 의문 부호가 크게 붙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중심의 MC사업본부가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1천300만대를 팔았고, 적자 434억원을 냈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적자 797억원을 크게 줄였지만 위태로운 수치다. 두 분기 연속 적자에 따라 연간 흑자 규모는 709억원에 머물렀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5%다. 다른 사업본부도 아니고 LG전자가 가장 공을 들이는 MC의 기록이다. 수치만 보면 스마트폰이 막대한 마케팅 지원을 받으면서도 회사에 큰 도움을 못 줬다.

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1천30만대에 머물렀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천328억원에 달했다. 2분기에는 1천210만대를 팔아 612억원을 남겼다. 3~4분기 ‘G2’ 띄우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마케팅 투자를 했는지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LG전자 측은 “스마트폰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 투자가 늘면서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구글의 주문을 받아 만드는 ‘넥서스5’의 수익성을 놓고도 논란이 많다. 고급형 구성을 갖췄지만 40만원대 보급형 가격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에서 연일 매진 뉴스가 나왔다.

구글은 ‘넥서스5’를 통해 자사 운영체제(OS) 확산을 노렸지만, LG전자는 제품이 너무 저가라 다른 제품 대비 수익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G2’와 ‘G플렉스’ 등 고급형 제품 판매에 지장이 있었다.

올해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꾸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이 만만치 않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으로 LG전자에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에 밀리며 점유율 5위로 내려앉았다. 더 밀리지 않으려면 또 투자가 필요하기에 수익성과의 균형 잡기가 큰 숙제다.

관련기사

게다가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고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의 꺾임도 LG전자 MC사업본부에 불안 요소다.

LG전자 관계자는 “지속적인 시장 선도 제품 출시와 라인업 확대로 브랜드력과 시장 지위를 키워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