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계측기 명성 이어가겠다'

윤덕권 한국애질런트 대표 인터뷰

일반입력 :2014/01/26 09:53

손경호 기자

윤덕권 한국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대표(55)는 8월이면 한국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 대표로 직함이 바뀐다. 8월에 있을 애질런트 본사 차원의 구조 개편 때문이다.

애질런트 본사는 최근 기존 라이프 사이언스, 의료 부문은 본래 애질런트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전자계측기 사업부는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분사할 회사 이름이 바로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다. 한국 대표를 윤 대표가 맡게 된다.

윤 대표는 새로 출범할 한국 키사이트에 대해 사명이 바뀌는 것일 뿐 사실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한국 애질런트 계측기 사업부에는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비율이 높고, 이미 다수 국내 고객들과 오랫동안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 LG전자, 이동통신 3사 등은 예전부터 주요 고객이어서 변화되는 부분이 없지만 중소기업들의 경우 한국 애질런트와 키사이트가 같은 회사인지 모르는 경우가 나올 수 있어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적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올해 두자리 이상 매출 성장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은 고객 맞춤형 제품을 만들기 위한 '스킨십'에서 나온다. 윤 대표는 취임 뒤 '키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수행해 성과를 거뒀다. 이중 '톱 어카운트 이니셔티브'는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기업 수요에 맞는 제품군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두번째로 '그로스 이니셔티브'는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산업, 정부R&D, 교육 부문 등에 필요한 제품군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골자다.

이같은 전술은 효과적이었다. 특히 윤 대표는 '모바일 배터리 드레인 테스트(MBDT)' 프로젝트를 사례로 제시했다. 한국 애질런트는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협력해 자사가 보유한 여러 장비를 조합한 계측기로 기지국과 같은 환경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서비스 되지 않는 GSM 등 무선통신방식을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일부 테스트를 진행하도록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이 제조되면 여러 나라의 무선 환경에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현장에 직접 엔지니어들이 파견나가 테스트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 대표는 실제 환경에서도 테스트를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MBDT를 적용하면 많게는 90% 업무를 한국에서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 맞춤형 제품이다보니 수요도 많았다. 고객들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다보니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적절한 시점에 공급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키 이니셔티브는 LTE, LTE-A 등 이동통신기술에 대한 계측기 등을 개발하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윤 대표는 계측기 부문 중 오실로스코프 시장에서는 결과를 화면을 볼 수 있는 벤치탑 계측기 외에도, 모듈형 장비, 휴대용 계측기 등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윤 대표는 1976년 삼성전자 HP사업부로 시작해 엔지니어, 영업, 아시아 기술지원본부장을 두루 거쳐 재작년 11월부터 한국 애질런트를 이끌고 있다. 전자계측기 부문에서 만큼은 기술, 영업 모두 전문가로 통한다.

윤 대표가 올해 가장 큰 목표는 '후배 키우기'다. 한 회사에 몸 담아 26년 이상 근무해 사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왔으면 더 올라갈 때는 없으니 후배들에게 비즈니스 경험을 공유해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는게 그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