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버 시장, 레노버 파워 어떻게 보나

일반입력 :2014/01/24 11:12    수정: 2014/01/24 11:22

황치규 기자

예상했음에도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국내 시장엔 어떤 변화가 생길지 업체들마다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다. 당장엔 큰 변화가 없거나 경쟁사들에게 다소 이익이 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대형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레노버가 IBM으로부터 x86서버 사업을 인수한다는 뉴스가 나온 뒤 국내 서버 업계의 반응은 대충 이렇게 요약된다.

IBM과 레노버 발표에 따르면 x86 서버 사업을 담당하던 직원 7천500여명의 직원은 레노버로 이동하게 된다. 한국도 원칙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한국IBM 직원 중에서 레노버로 어느정도 합류할지는 확실치 않다. 자의반 타의반식으로 일부 이탈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레노버가 한국IBM으로부터 x86서버 사업을 넘겨 받게 되면 국내 브랜드 서버 시장은 한국HP, 델코리아, 한국레노버 3파전으로 재편된다.

그동안 국내x86서버 시장 서열은 한국HP, 델코리아, 한국IBM 순이었다. 한국레노버는 IBM 사업 인수를 통해 단숨에 국내 x86서버 시장에서 3위로 진입한다.

업계는 레노버의 IBM x86서버 사업 인수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한국HP나 델코리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산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IBM x86서버를 쓰는 일부 기업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IBM은 최근 X6 아키텍처를 발표하는 등 고성능 x86서버 사업에 공을 들였다. 최근에는 세미나도 개최하는 등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레노버로 x86서버 사업에 넘어가면서 국내 마케팅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레노버로 넘어갈때까지 필요한 고객 지원은 하겠지만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전술을 펴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런만큼, 한국HP나 델코리아는 IBM에서 레노버로 사업이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황을 틈타 IBM x86서버 고객을 빼앗아 오기 위한 이른바 윈백 프로모그램을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경쟁 업체에 호재가 될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레노버 파워를 의식하는 분위기가 진하게 풍긴다. 특히 레노버의 가격 경쟁력이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그동안 IBM x86서버는 국내 시장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었다. 가격에 민감한 x86서버 시장에서 한국HP나 델코리아가 한국IBM보다 점유율을 높게 가져갈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한국레노버가 앞으로 한국IBM 가격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세계 PC시장에서 이미 1위에 올라선 상황에서 x86서버를 확보한 레노버는 부품 업체들을 상대로 바잉파워를 강화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서버 가격 정책들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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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업계 한 관계자는 레노버는 중국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세계 PC시장 1위에 올랐다면서 규모의 경제를 발판으로 x86서버에서도 가격 공세를 펴게되면 한국HP나 델코리아에 부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IBM은 그동안 x86서버 영업 관련해 직접 판매와 채널을 통한 간접 판매 방식을 병행해왔다. 그러나 한국레노버는 특성상, 채널 위주의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기존 PC채널에 경쟁력있는 IBM 서버 채널까지 확보할 경우 만만치 않은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