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정보 유출 대란...재발급도 만만찮네

일반입력 :2014/01/21 11:44    수정: 2014/01/21 14:14

손경호 기자

#직장인 김모씨는 벌써 4일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롯데카드 해지를 위해 수차례 콜센터에 전화했으나 통화 중이라는 수신음만 들었다.

#농협 창구에서 갑자기 고성이 들렸다. 할아버지 한 분이 하루 종일 기다렸는데 아직도 안 된다고?.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사고 뒤 불안감에 아침부터 은행을 찾은 할아버지는 내일 또 다시 창구에서 줄을 서야 했다.

#월차까지 내고 카드를 재발급하러 국민은행에 갔던 직장인 박모씨는 지옥을 보고 왔다. 어르신들, 아주머니분들이 입구부터 가득 메우고 있었다. 대기표를 뽑아 보니 대기인수만 '213명', 예상대기시간은 2시간57분이었다. 결국 문 닫는 거 보고 내일 아침에 다시 대기표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근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에 대한 개인정보유출사건 이후 해당 카드 사용자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해 신용카드를 재발급하거나 해지하기 위해 은행지점을 찾거나 콜센터에 문의하는 전화들이 폭주하고 있다.

각 카드사들은 콜센터를 24시간 가동하고, 본사인력까지 파견하는 한편, 인터넷을 통해 재발급 신청을 안내하고 있으나 재발급/해지 대란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21일 카드 3사에 따르면 카드 재발급을 신청한 회원은 전날까지 최소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NH농협카드가 24만2천명, 롯데카드가 4만3천명이며, KB국민카드가 이날 자정가지 재발급 신청한 고객이 12만6천명에 달한다.

카드 3사 중 고객들이 가장 많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곳은 롯데카드다. 다른 두 카드사가 은행창구를 통해 카드 재발급/해지/정지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나 롯데카드는 별도 창구가 없기 때문에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 관계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홈페이지를 통해 재발급/해지 신청을 받고 있고, 본사에서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지원업무를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업무지연 민원에 대해 차선책으로 롯데백화점 카드센터에서 재발급/해지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카드측은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일부 지점에서는 일반적으로 6시30분에 끝나는 업무를 연장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카드 재발급/해지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나 홈페이지 거래량 증가, 공인인증서 인증 등 업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이밖에도 통신사 망 과부하로 인해 전화연결도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NH농협카드는 오늘(21일) 중으로 인터넷을 통해서도 카드 재발급/해지 등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아직 해당 업무가 지원되지 않고 있어 전화나 지점에 직접 방문하는 수밖에 없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5천300개 영업점에서 지원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재발급을 신청하면 본인이 수령하기까지 약 5일~7일 가량이 소요된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측은 카드 수령하기 까지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 이번 건에서는 3주~4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카드사들은 최소 7일 이내에 수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재발급 등 업무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사용자들의 불만 글이 쇄도하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Lad***은 오늘 차장님이 국민은행 해지하고 재발급한다고 은행 갔는데 한 할아버지가 멱살 잡을 기세로 버럭 버럭 하시곤 이제 여기랑 거래 안 한다고 전액 출금하겠다고 하셨다. 할아버지 계좌잔액 18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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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은 국민은행에 통장, 카드 재발급 하러 왔는데 사람들이 장난 아니게 많네요. 실감납니다. 이렇게 많은건 처음 봅니다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카드 재발급에 4시간.. 또 한번의 분노 각 카드사들은 국민들이 더 분노하기 전에 카드사를 방문하지 않도록 현재 사용 중인 카드를 전부 폐기하고 새로 발급해줘야 합니다. 써글~!!, 미국에서는 문제가 됐을 때 4천만장 신용카드 일괄 재발급하기도 했다는데 우리나라는 이게 뭐냐는 등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