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HANA, 오라클 대안은 시기상조?

최근 경쟁사 DB와 연동 강화

일반입력 :2014/01/15 14:36    수정: 2014/01/15 15:59

SAP의 인메모리 기반 고성능분석어플라이언스(HANA) 소프트웨어 전략에 변화 기류가 감지됐다. 3년전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와 온라인분석처리(OLAP)용 데이터베이스(DB)를 한꺼번에 잡겠다던 야심찬 계획에서 지금은 현실을 반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AP는 최근까지 HANA가 OLAP를 위한 데이터웨어하우스(DW)용 DB 영역에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시장 상황이 아직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IBM이 제공하는 관계형DB를 HANA로 대체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SAP는 최근 기업들이 HANA DB를 도입한 인프라에서 타사 DB와 DW시스템을 연결해 HANA와 타사 DB 데이터를 동시에 조회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데이터액세스(SDA)'라는 기술을 선보였다.

SDA를 활용해 HANA로 연결 가능한 DB는 지난해 9월 'SPS062' 업데이트판을 적용했을 때 기준으로 사이베이스IQ, 사이베이스ASE, 테라데이타, 하둡 기반 플랫폼 정도였다. SAP에 인수된 사이베이스ASE를 빼면 지원 대상에서 타사 관계형DB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SAP HANA가 기본 DB로 우선 도입된 환경은 주로 SAP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그 주력 애플리케이션을 써온 고객사고, 타사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기업 환경에선 오라클, MS, IBM 등의 DB를 쓰고 있다 SAP ERP나 애플리케이션과 HANA를 같이 쓰면 장점이 많다고 알려 온 회사 입장에선 이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러다 SAP는 지난해 11월 선보인 SPS07 업데이트를 통해 SDA로 경쟁사 오라클의 관계형DB 최신버전(12c)과 MS의 SQL서버2012까지 연결되게 했다. 협력보다는 경쟁자로 바라봤던 오라클과 MS 제품들에 둘러쳐진 진입 장벽을 인정하고 고객사가 HANA DB를 겸용케 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잉고 브렝크만 SAP HANA 제품 및 전략 담당 수석개발매니저는 지난달 SAP HANA 커뮤니티블로그에 SPS07 업데이트를 소개하며 SAP HANA는 개방형 플랫폼 혁신을 도울 SAP와 파트너생태계의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 지원, 개발자 활동의 효율성 강화, 미션크리티컬(핵심 업무용)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지원 확대 3가지 테마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는 SAP가 HANA를 앞세워 자신만만하게 시장 흐름의 전환을 예언한 3년전 메시지와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SAP는 3년전 세계 DB시장에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며 자사 플랫폼이 그 주역을 맡을 거라 자신했다. D램 가격 하락으로 자사 인메모리기술 HANA 도입요건이 현실성을 얻고 경쟁사 디스크기반 DB를 뛰어넘는 성능도 갖춰, 그 하나로 소위 '계정계(OLTP)'와 '정보계(OLAP)' 역할을 해낼 것이란 전망이었다.

지난 2011년 9월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는 향후 계정계와 정보계를 통합해달라는 기업요구가 명확해지고 시장이 그런 쪽으로 움직여갈 것이라며 (두 기술 요건에 대응가능한) HANA를 오는 2015년까지 DB시장에서 업계 3위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SAP는 HANA를 우선 기존 애플리케이션 고객사들이 성능 개선과 비용 절감 목적으로 도입가능한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SAP 애플리케이션용 DW) 플랫폼으로 도입하길 권했고, 당장 커버하지 못하는 타사 애플리케이션용 DW 영역과 OLTP용 DB 시장에는 갓 인수된 사이베이스IQ와 사이베이스ASE를 공급할 셈이었다.

이들은 OLTP와 OLAP를 함께 지원할 HANA로 통합될 징검다리 역할로 묘사됐지만, SAP HANA와 사이베이스 DB제품간 역할분담이 불분명하다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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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도 HANA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 시장의 공백을 사이베이스 DB로 메우려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 한 국내 사이베이스 총판업체는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관련 세미나를 열고, 기술파트너들에게 사이베이스IQ와 사이베이스ASE 제품 관련 유지관리 정책을 새로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SAP코리아와 파트너들이 국내 금융권을 대상으로 HANA 중심의 영업을 진행하면서 고비용 라이선스 구조와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지 못해 다시 사이베이스를 주요 구성요소로 삼아 함께 시장공략에 나서려는 것 같다며 HANA 인메모리DB 시스템으로 전체 인프라를 구성하는 게 아니고 초과한 데이터 규모를 사이베이스같은 디스크DB로 구성할 수 있다는 식의 '하이브리드DB' 제안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