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전쟁 치른 이통사, 4분기 실적 명암은?

SKT-LGU+ 시장 기대 부합…KT 부진

일반입력 :2014/01/14 17:15

정윤희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최고경영자(CEO)리스크까지 겹친 KT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지난해 4분기 보조금 경쟁에 따라 이통3사 모두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부과 받은 과징금이 반영돼 전체 실적은 다소 저조할 것으로 예측된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약 4조1천억~4조3천억원, 영업이익 약 5천280억~5천360억원을, KT는 매출액 약 5조9천억~6조원, 영업이익 약 200억~2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매출액 약 2조9천억원, 영업이익 약 1천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LTE 가입자 증가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으로 무선부문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유선 및 기타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통신업종 내에서 유일하게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제로 코스피 대비 3개월, 6개월 각각 +4.1%, +11.2%의 업종 내 가장 높은 상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 역시 인건비 관련 일회성 성과급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경쟁사의 광대역 LTE 공세에도 가입자와 ARPU 성장세가 지속된 것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다만 2.6GHz 광대역 LTE 구축에 따른 올해 설비투자(CAPEX) 증가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또 SK텔레콤의 가입자 지키기 전략과 KT의 새 CEO 선임 이후 시장 전략에 따라 가입자 증가세 역시 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관건은 향후 시장에서의 마케팅 파워 유지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쟁사의 가입자 회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번호이동 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하면서도 “소비자들이 LTE-A와 광대역 LTE에 대한 차별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경우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고,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하기에는 너무나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 KT 실적 하향 조정...'빅 배스' 효과 예상

KT는 3사 중 가장 실적 전망이 어둡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KT의 4분기 실적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특히 경영진 교체에 앞서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는 빅 배스(Big Bath)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창규 KT CEO 후보는 KT 실적발표일(28일) 하루 전인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된다.

KT는 4분기 가입자 만회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유선사업(PSTN) 사업 부진 등으로 인해 상당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영업이익의 경우 200억부터 2천억원 미만까지 증권사마다 추정치가 제각각이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KT는 4분기 신규 및 변경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빅 배스 효과로 인한 비용 증가, PSTM 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부진할 전망”이라며 “다만 ARPU가 전분기 대비 적어도 1.5%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는 점과 신규 가입자 증가는 매출 증가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역시 큰 폭의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방통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았지만 연초 시장이 달아오른 것, 전통적으로 1분기는 신규가입자 모집 규모가 커진다는 점 등을 감안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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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LTE 가입자 비중이 증가하면서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경쟁강도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전통적으로 통신시장의 경쟁이 다소 과열되는 시기로 지난해 가입자 모집 실적이 다소 부진한 KT가 경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LTE 가입자 모집에 주력하는 LG유플러스와 가입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알뜰폰(MVNO)도 경쟁을 격화시킬 중요한 요인”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