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구원투수는 스토리지 사업?

일반입력 :2014/01/13 10:26    수정: 2014/01/13 10:48

HP 기업용 스토리지 영역이 회사의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실적 하락을 겪는 중임에도 HP를 부진에서 건져 낼 구원투수라 자신하는 임원 인터뷰가 게재돼 눈길을 끈다.

온라인 미디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2일(현지시각) 데이비드 스콧 HP 스토리지사업 수석부사장 겸 제너럴매니저를 '스토리지사업으로 HP를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으로 묘사해 보도했다.

스콧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0년 HP가 23억5천만달러에 사들인 스토리지 전문업체 쓰리파(3PAR)의 최고경영자(CEO)였다. 사실 그를 포함한 3PAR 직원들 중에는 HP 출신 임직원들이 다수였다.

스콧 수석부사장은 HP는 영리한 베팅을 많이 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건 내게 HP의 스토리지사업 전체 운영을 맡긴 일이라며 이는 3PAR 직원들의 관점에서나 외부에서 양사 인수합병을 진행한 이들이 보기에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HP의 3PAR 인수는 과거에 보여온 '과소비' 인수합병의 연장선처럼 비쳤다. HP는 델과 입찰 경쟁을 벌이느라 그 시장가치대비 3배, 전년도 매출 10~11배에 달하는 과도한 비용을 들였다는 게 3년전 그 과정을 보도한 외신들의 분석이었다.

HP는 12억달러에 산 팜의 웹OS 관련 프로젝트를 폐기했고 139억달러에 산 IT서비스업체 EDS 실적에서 80억달러, 110억달러에 산 검색업체 오토노미 실적에서 회계부정을 포함한 88억달러를 손실 처리했다 3PAR 사업 실적의 감각상각도 시간 문제라는 인식이 짙었다.

그런데 비즈니스인사이더는 3PAR를 사들인 HP의 스토리지 사업이 지난해 10월 마감한 직전 회계분기 순매출에 6% 실적 감소를 보일 정도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HP가 3PAR란 회사를 인수한 것 자체는 과거 수년간 있었던 사례 가운데 보기 드물게 성공적인 대규모 인수합병 건이라고 평했다.

3PAR는 전통적인 스토리지 시장에서 저장할 데이터의 중요도에 따라 구별해 온 3가지 유형의 스토리지를 단일 장비에 탑재한 '컨버지드스토리지'라는 제품으로 나름대로 입지를 갖췄다. 연매출 4억달러를 내는 존슨메모리얼병원같은 중견규모 조직이 업계 1위 EMC의 스토리지를 3PAR 것으로 교체한 사례도 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에 설치되는 기업용 스토리지는 더 빠르고 안정적일수록 비싸지며, 기업에선 그 용량을 아끼느라 중요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를 더 비싼 장비에, 덜 중요한 것을 저렴하거나 느린 장비에 두는 식으로 용도를 차등화하고 있다. 3PAR 컨버지드스토리지는 이런 기업 수요에 대응한다.

앞서 멕 휘트먼 HP CEO는 지난해 3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3PAR의 성장에 기대 회사 실적을 되살릴 것이라며 해당 사업부가 잘 하고 있다고 발언했고, 캐시 레스자크 HP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해 11월 3PAR 사업이 전년대비 64% 성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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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초 시장조사업체 IDC의 3분기 세계 서버시장 통계에 따르면 HP 간판 하드웨어 사업인 서버 시장 매출은 전분기 IBM에 밀렸다가 다시 1위(점유율 28.1%)로 올라섰고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1.5% 올랐다.

그러나 회사는 그달말 기존 2만9천명 감원 계획 규모를 3만4천명으로 늘렸다. 당시 HP 임직원 수는 33만1천800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