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저전력서버 세대교체...뭐가 달라졌나

일반입력 :2014/01/12 11:10

한국HP가 최근 저전력 서버 '문샷' 신제품 2종을 국내에 출시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HP 엔터프라이즈그룹(EG) 서버사업본부는 최근 본사가 선보인 문샷 신모델 3종 가운데 동적 웹서버용 '프로라이언트m300'과 원격데스크톱 호스팅서버용 '프로라이언트m700'을 국내에 선보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ARM 프로세서 기반 모델은 연내 공급될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인텔 칩 기반 제품인 프로라이언트m300은 저사양 웹서버를 대체하거나 콘텐츠 전송망의 캐싱서버같은 분산 시스템에 쓰일만한 '성능'으로, AMD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인 프로라이언트m700은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시장의 고성능과 저가형 솔루션 사이의 빈자리를 메울 '중급솔루션'으로 국내 서버 시장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HP 문샷 서버는 지난 2012년 4월 HP와 캐노니컬이 손잡고 만든 우분투 리눅스 ARM기반 저전력 서버, 코드명 '레드스톤'이 시작이었다.

당시 HP는 ARM 칩제조사 칼세다의 서버용 시스템온칩(SoC)을 적용한 레드스톤을 고객사 및 파트너들을 상대로 테스트한 뒤 32비트 프로세서를 현업에 쓰긴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이후 HP 문샷 프로젝트는 ARM 진영과 별개로 인텔이 추진 중이던 64비트인 아톰 칩을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텔은 2012년말 네이버 포털 인프라에 시범 도입된 아톰S1200 센터톤 기반 고밀도 마이크로서버 아키텍처가 주류 x86서버에 쓰이는 프로세서인 제온 시스템보다 단위전력당 성능에서 앞섰음을 입증했다.

이런 가운데 HP는 지난해 4월 '프로라이언트m100' 서버 카트리지를 '문샷1500' 섀시에 꽂아 만든 문샷서버를 공식 발표했다. HP는 호환성이 떨어지는 ARM 기반 프로세서가 아니라 기존 x86 서버 인프라 및 솔루션 자산과 연계가 가능한 인텔 아톰 S1260 칩을 탑재했다.

이번에 출시된 m300은 인텔 서버용 아톰 시스템온칩(SoC), '아보톤' C2750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정적인 웹페이지나 동적인 웹콘텐츠를 보여주는 웹서버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처음 소개된 '프로라이언트m100' 서버를 업그레이드한 모델로 보인다. 문샷1500 섀시는 이번에도 쓰인다.

m300 전신인 m100도 데이터센터용으로 나온 아톰 프로세서(S1260)를 사용했지만 성능 한계로 시스템에 저장된 자료만 보여주는 정적 웹서버 역할에 그쳤다. m300도 노드당 디스크 또는 SSD 하나만 지원하지만, 메모리가 8GB에서 32GB로 늘었다. 리눅스에 더해 윈도서버도 지원한다. 이전보다 쓰임새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m300에 탑재된 인텔 아보톤 C2750 프로세서 성능은 이전 모델(S1260)보다 이론상 5.8배 수준이다. 제온 E3-1220 칩과 비교해도 130%가 향상됐다. m300이 일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기 위한 용도로도 쓰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m300은 노드당 저장장치를 1개씩만 장착할 수 있어 이중화가 불필요한 병렬파일 시스템, 고성능컴퓨팅(HPC),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캐싱 서버 시장도 노려볼만 하다. 한국HP는 저사양 서버 영역에서 보다 나은 가격대비 성능, 뛰어난 상면 및 전력 절감 효과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HP는 m300을 HPC 외에 하둡플랫폼 등 대규모 병렬연산 솔루션과 함께 공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서 m100 서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서울아산병원과 협력해 구축한 임상데이터 저장 분석 및 진단장비 로그 데이터 분석 시스템 용도로 튜닝돼 쓰이기도 했다.

m700 모델은 인텔이 아니라 AMD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사용자 입장에선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와 유사한 시스템이다. m700 서버에서 돌아가는 데스크톱은 가상화 기술 없이 원격 사용자에게 실제 프로세서 코어를 할당하는 '호스팅' 환경이다. HP가 m700을 '호스티드데스크톱인프라(HDI) 솔루션'으로 부르는 이유다.

m700은 노드당 AMD 옵테론 X2150프로세서와 기판에 통합된 32GB짜리 플래시(iSSD)가 4개씩 탑재돼 있고, 노드를 4개씩 품은 서버 카트리지당 8GB 램을 나눠 쓸 수 있다. 문샷1500 섀시는 4.3U 크기로, m700 서버 카트리지가 45개까지 꽂힌다. 랙 하나에 최대 섀시 10개가 들어가, 윈도7 PC 1천800대를 호스팅할 수 있다.

기존 가상 데스크톱(VDI) 환경에서 대응치 못했던 '지식노동자' 시스템을 겨냥했다. 현재 다수 기업들이 원활한 문서작업, 스트리밍 등 고해상도 멀티미디어 재생, 3D콘텐츠를 포함한 업무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직원들에게 저사양의 VDI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D그래픽을 포함한 고사양 VDI시스템을 제공할 경우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사양 범용 VDI 성능은 워크스테이션 사용자나 내부 현장 직원 이상의 PC성능을 요하는 고급사용자들의 요구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IT업체 입장에선 범용 VDI보다 나은 성능과 저렴한 가격의 원격 데스크톱 시스템으로 시장을 파고들만 하다. HP가 노리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한국HP는 오피스와 간단한 멀티미디어 처리를 요하는 중급사용자를 위해 m700 시스템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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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국내 공급되는 문샷 서버 모델가운데 지난해 HP 본사가 디지털시그널프로세싱(DSP) 용도로 만든 '프로라이언트m800' 서버는 빠졌다.

m800은 통신업체 음성신호처리, 압축, 데이터전송 효율에 간여하는 DSP시스템 확장을 위한 용도로 소개됐다. 역시 문샷1500 섀시에 45개까지 꽂아 쓸 수 있다. m800서버는 x86 칩이 아니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32비트 ARM기반 DSP용 코어가 투입되고 멀티미디어 트랜스코딩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나 통신 업체 공략용이라고 한다. 한국HP도 올해 이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