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 "속도·특허로 중국 따돌리겠다"

일반입력 :2014/01/09 10:00    수정: 2014/01/09 10:02

송주영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송주영>“올해 CES에서 살펴본 중국 가전업체의 디자인은 우리나라 업체의 제품과 (디자인)이 유사했다. 이를 따돌리는 쪽으로 가야한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호텔에서 열린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부 기자간담회에서 조성진 사장은 중국업체의 한국 제품 베끼기에 대한 질문에 속도전과 특허권 획득 전략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프리미엄 이미지 획득도 향후 한국 가전의 중요 과제로 제시했다.

조 사장은 “저렇게 무작정 따라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좀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며 “디자인, 핵심기술 개발에서 앞서나갈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겠다”고 말했다.

중국업체의 기술력은 TV 뿐만 아니라 가전 시장에서도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앞서 우리나라 업체에서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면 불과 수개월만에 유사한 제품이 중국 제조업체를 통해 나오는 식이다.

LG전자에 세탁기에 부착됐던 다이얼도 중국 업체가 유사하게 디자인해 출시됐다. 조 사장은 “세탁기에 부착된 다이얼은 LG 제품의 상징 같은 것이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결국은 후발업체가 유사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신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조 사장의 생각이다.

조 사장은 “유사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금형 파기, 검증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디자인, 핵심기술에서 더 앞서 나가기 위해 속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허 강화는 중국업체의 유사 디자인, 기술에 대응하는 또 다른 전략이다. 중국 내에서는 자국 업체에 대해 특허권 소송을 걸기가 쉽지 않지만 이외 시장에서는 특허권 주장을 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제품이 중국 밖으로 나왔을 때 이 기술이 우리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특허권은 묶어서 대응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술을 살짝 변형해 특허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만큼 포괄해 기술을 주장할 수 있도록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중국업체 등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세계 시장에 대해서는 우위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 사장은 “중국은 광활한 자국시장에 대한 전략을 우선 기본 바탕으로 깔고 나오기 때문에 플랫폼이나 제품을 중국에 맞추다 보면 글로벌화에서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면서도 “중국도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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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전략과 함께 큰 그림에서는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을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제시했다. 핵심 기술, 핵심 컴포넌트에 대한 기술 격차를 크게 벌리는 것이 첫 번째고 방향성이 명확한 제품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두 번째다.

마지막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실히 굳히는 것이다. 조 사장은 “밀레가 제품은 무겁지만 결과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갖췄다”며 “HA사업은 브랜드가 확실히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