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로 본 자동차-스마트폰 공존 방식

일반입력 :2014/01/08 09:22    수정: 2014/01/08 11:33

봉성창

<라스베이거스(미국)=봉성창 기자>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은 음주 운전만큼이나 위험 천만한 일이다. 일본에서는 스마트폰이 좋아 운전 자체를 기피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스마트폰이 MP3 플레이어나 PMP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이미 이 같은 위협을 직감하고 있다. IT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2014에 자동차 업체들이 모터쇼처럼 몰린 것은 이 같은 이유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독일 자동차 메이커 아우디의 파격적인 행보는 좀 더 주목할 만 하다. 구글, 퀄컴, AT&T, 엔비디아 등 내로라 하는 IT 공룡들과 일찌감치 손을 잡았다.

아우디는 7일(현지시각) CES201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아우디가 개최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새로운 IT 기술을 접목시킨 자동차의 미래를 제시했다.

아우디는 현존하는 최신 IT 기술을 자동차에 그대로 녹여냈다. AT&T와 손을 잡고 4G LTE 네트워크를 내장했으며, 아이패드 크기로 소형화 시킨 엔비디아 테그라 기반 최신 칩셋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다.

속도와 엔진회전수, 기름 잔량을 표시하던 자동차 계기판은 마치 PC 모니터처럼 진화했다.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자동차와 운전에 필요한 모든 정보 볼 수 있도록 했다. 언제나 온라인에 접속된 자동차는 실시간 교통 정보는 물론 신호등 정보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음악, 동영상, 인터넷 라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내려받는다. 스마트폰 충전을 보다 간편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케이블이 필요 없는 무선충전까지 받아들였다.

안전성을 이유로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보수적인 자동차 업계에서 아우디의 이같은 행보는 파격 그 자체다. 다년간의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으면 채택하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다.

이러한 전략을 통한 아우디의 노림수는 크게 세 가지로 보여진다. 첫째는 교통 체증과 같은 재미없는 운전 시간에 대한 배려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스마트폰과 같은 재미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둘째는 이러한 모든 새로운 기능이 운전자의 안전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철학이다. 가령 아우디 특유의 조그다이얼에 터치 입력을 추가해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글자 입력과 같은 복잡한 명령을 수행하도록 고안됐다. 자동차 업계가 최첨단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보수적인 이유는 아무리 다양하고 뛰어난 기능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안전성에 위협을 가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에서 운전을 하면서 게임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지막은 자동 주행(Piloted Driving)이다. 아우디의 기술적 진보가 단계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아우디가 애플이 아닌 구글과 손을 잡은 이유도 이러한 무인 운전 자동차까지도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 당장은 어렵지만 결국 운전을 하지 않고도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는 시대를 대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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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LED에서 한 단계 진화한 레이저 전조등이나 자동차와 연동되는 아우디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도 아우디가 얼마나 첨단 기술 적용에 적극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루퍼트 스타들러 아우디 AG 회장은 6일(현지시각) CES2014 키노트에서 “자동차가 가장 큰 모바일 소셜 기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수립했다”며 “더 나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이동성) 자체를 재정의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