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 비밀리에 양자컴퓨팅에 투자...왜?

일반입력 :2014/01/03 11:18    수정: 2014/01/03 11:29

손경호 기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어떤 유형의 암호도 뚫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비밀리에 양자컴퓨팅 연구에 투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NSA의 감시 활동 폭로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공개한 기밀문건을 인용, NSA가 '어려운 표적에 침투(Penetrating Hard Targets)'라는 연구 프로그램에 7천970만달러(약839억7천989만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프로그램은 양자컴퓨팅 기술을 암호학에 사용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외신에 따르면 대부분 연구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 내 물리과학 연구실에서 진행됐으며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양자컴퓨팅은 매우 광범위한 영역에 활용될 수 있다. 큐비트라는 정보저장의 최소단위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정보는 0과 1로 나타내는데 양자컴퓨팅은 0과 1을 동시에 가진 상태까지 구현할 수 있어 기존보다 훨씬 빠른 연산처리 능력을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양자컴퓨팅은 암호학, 의학 등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수년째 양자컴퓨팅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 역시 지난해 양자인공지능연구소(Quantum Artificial Intelligence Lab)를 개설한 바 있다.

그러나 큐비트는 특정환경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만 저장될 수 있었기 때문에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특수제작된 기기에서만 양자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어려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SA는 양자컴퓨팅에 기반한 암호학 기술 연구에 투자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노든이 공개한 문건에는 실제로 '강력한 암호를 부순다(Breaking strong encryption)'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양자컴퓨팅은 가장 강력한 암호화 기술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핵심기술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광범위한 양자컴퓨팅 기술은 1,024 비트 암호를 쉽게 부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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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터넷 기업들은 2,048 비트 암호화 키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 역시 양자컴퓨팅을 통해 빠르게 복호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구현될 수 있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기술적 장벽이 남아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양자컴퓨팅은 암호를 부술만큼 충분한 큐비트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사용될 수 있는 양자가 너무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수백, 수천개 이상 큐비트가 필요하나 현재로서는 이를 보존할만한 기술이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