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사물인터넷을 배우자

ICT융합기술 '사물인터넷' 확산하는 한 해 되길

설정선입력 :2014/01/03 08:22    수정: 2014/01/0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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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 프랜차이즈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스타벅스는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특별한 커피 메뉴가 있다. 높은 품질 만큼이나 가격도 기존 메뉴들 보다 두 배정도 비싸다. 이러한 고품질의 커피가 미국, 캐나다 등 수백여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정보통신기술(ICT)로 고품질 커피의 관리법을 찾았다. 매장에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여 인기를 끌기도 했었는데, 얼마 전에는 구글과 손잡고 지금보다 10배 빠른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매장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혁신은 주방에 있었다.

스타벅스는 2008년, 고급 커피 머신 회사인 ‘클로버(Clover)’를 인수해서 클로버 커피 머신을 매장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클로버 커피 머신이 네트워크에 연결된 웹기반 커피 추출기라는 점이다.

매장에 설치된 클로버들은 ‘클로버넷(CloverNet)'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본사와 연결된다. 본사에서는 고객들의 취향을 추적할 수 있고, 커피 제조법을 디지털로 클로버들에 업데이트 할 수 있다. 커피 머신의 성능과 상태를 원격에서 모니터하고, 그에 맞춰 커피 추출 시간과 온도까지 디지털로 통제할 수 있다. 또한 스타벅스는 냉장고도 네트워크에 연결하여 우유가 상했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한다. 대당 1만1천달러에 이르는 이 클로버들을 현재 500여개 수준에서 내년에는 1천개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처럼 사람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전자기기를 비롯한 각종 사물들까지도 인터넷에 연결되어 정보를 교환하는 환경을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라고 부른다. 사물인터넷은 비트코인, 셀피(Selfie: 자기 촬영 사진) 등과 함께 옥스퍼드 사전에서 올해의 단어에 오르기도 할 만큼 많은 조명을 받고 있다. 이미 여러 관련 기업들이 사물인터넷 제품이나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스마트 시계나 안경과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에서부터 식습관 관리에 도움을 주는 포크인 해피포크(HAPIfork), 양치질 습관을 모니터하는 칫솔인 빔 브러쉬(Beam Brush) 등 생활용품들까지 인터넷과 연결된 제품들이 등장했다. 건강관련 IT 제품으로 유명한 핏빗(Fitbit)은 손목 밴드 형태의 기기를 통해 운동량을 감지하여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품들을 내놓았다. 시스코는 2020년 이면 370억 개의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전망하였다고 하니 사물인터넷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와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해외에서의 사물인터넷에 대한 활발한 관심과 시도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사물인터넷을 유망 산업으로 보고 여러 정책과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해외의 선발 주자들을 추격할 만큼 속도가 나고 있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잘 다져져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사물인터넷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해내야할 과제들이 많다.

이를 테면, 콘텐츠 부문에서는 다양한 응용 서비스와 소프트웨어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창의적인 벤처기업들을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단말기 측면에서는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표준화를 선도해 가야할 것이다. 사물인터넷에서 필요한 단말기는 좀 더 소형화된 안테나와 효율적인 전원관리 등 기술적 요구 사항이 기존 단말기들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키울 기회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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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수많은 기기들 간에 오가는 막대한 정보에 대한 보안 문제를 극복한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사물인터넷은 생활, 건강, 에너지, 건축, 도시, 교통 등 스마트환경을 구축하는데 필수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2014년은 본격적인 스마트시대를 대비하여 기존의 ICT 생태계의 지평을 사물인터넷으로 확대해 나가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해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설정선 IT컬럼니스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상근부회장, 고려대 정보경영공학 박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