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보조금규제 속 번호이동…누가 웃었나

LGU+·알뜰폰 초강세…SKT·KT 고전

일반입력 :2014/01/02 11:04    수정: 2014/01/02 11:52

정윤희 기자

지난 한 해 번호이동 건수가 정부의 규제 압박 속에 1천만건에 육박했다. LTE-A, 광대역LTE 등 ‘두 배 빠른 LTE’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동통신사 간 가입자 뺏기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원인이다. 다만 한 해 내내 계속된 정부의 보조금 규제로 지난 2012년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끌어온 곳은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한 해 동안 54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늘어났다. 경쟁사들이 각각 52만명, 57만명 이상의 고객을 뺏긴 것과는 대조적인 성적이다.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의 약진도 눈에 띈다. 2013년 한 해 동안 약 55만명에 달하는 가입자가 알뜰폰을 선택했다. 이는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순증 규모보다 큰 수치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991만3천179건(자사 번호이동 미포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 1천56만6천219건보다는 감소한 수치다. 월별로 따져보면 순차 영업정지가 시작됐던 지난 1월에만 월 번호이동 건수가 100만건을 넘어섰을 뿐, 이후에는 평균적으로 80만건 안팎에서 오르내렸다. 연초부터 시작된 순차 영업정지, 7월 KT 단독 영업정지, 연말 사상최대 과징금 부과 등으로 인해 주로 눈치보기식 게릴라 보조금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 LGU+, 지난해 54만5천여명 순증...SKT-KT '고전'

눈치싸움 속에서도 웃은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54만4천979명의 가입자가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로 순차 영업정지를 당했던 1월 12만5천861명이 순감한 이후로는 한 번도 가입자가 줄어든 달이 없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SK텔레콤은 지난 한 해 동안 52만415명을 빼앗기며 체면을 구겼고, KT 역시 57만3천34명이 줄어들며 힘겨운 해를 보냈다.

지난해 알뜰폰의 약진은 번호이동에서도 드러났다. 편의점, 대형마트, 우체국 등 유통판로를 넓힌 것이 주효했다. 알뜰폰은 매달 평균 4만명 이상 늘어나며 총 54만8천470명의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번호이동 건수는 88만8천414건(자사 번호이동 미포함)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경쟁사로부터 31만1천341명을 끌어왔지만 38만4천245명을 내주며 7만2천904명이 순감했다. KT 역시 25만6천453명의 가입자를 유치했지만 28만7천383명을 빼앗기며 3만930명이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20만2천850명을 내줬지만 23만5천919명을 끌어와 총 3만3천69명의 가입자가 순증했다. 알뜰폰은 8만2천412명을 모으는 동안 1만1천647명만을 내줘 7만765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알뜰폰 순증이 7만건을 넘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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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번호이동 시장 역시 눈치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먼저 광대역LTE를 시작한 KT,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까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상반기에는 ‘두 배 빠른 LTE’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최대 속도 225Mbps를 내는 2밴드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경쟁도 예고됐다.

다만 지난해 국회 통과가 무산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변수다. 단통법이 올해 초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이동통신 시장에 일대 변혁이 불가피하다. 단통법은 보조금 공시, 보조금 or 요금할인 선택제, 제조사 장려금 자료제출, 보조금 상한제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 파행으로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