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구글판 액티브X, 거함 삼성이 지지

차기 스마트TV SW개발도구에 PNaCI 지원

일반입력 :2013/12/30 16:05    수정: 2013/12/31 10:24

구글판 액티브X로 불리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기술 '포터블 네이티브클라이언트(PNaCl)'가 삼성전자라는 거물 파트너를 확보했다. 구글에 의한 구글만을 위한 기술로 평가받는 PNaCl 보급 확산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내년 1월 6일 배포를 예고한 스마트TV 앱개발자용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5.0 버전을 소개하며 스스로를 스마트TV 분야에 (구글) PNaCl 기술을 쓰려는 최초의 회사라고 밝혔다.

PNaCl은 C나 C++로 짠 코드를 웹브라우저에서 돌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웹앱 개발 기술이다. 브라우저가 자바스크립트를 돌릴 때보다 빠른 구동 속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태생이 구글 독자 기술이라, 크롬 브라우저만 지원한다는 게 그간 약점으로 꼽혔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SDK5.0 버전부터 스마트TV 앱개발자들이 PNaCl 방식으로도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즉 개발자들이 SDK5.0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스마트TV 플랫폼은 PNaCl 앱을 돌리는 능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이는 차세대 삼성전자 스마트TV가 PNaCl 앱 구동을 지원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삼성전자 개발자포럼의 SDK 다운로드 웹페이지에 게재된 SDK5.0 베타버전과 회사 공식블로그의 스마트TV SDK5.0 정식판 관련 설명을 종합해 보면, SDK5.0은 2014년 출시될 삼성전자 스마트TV용 메인 앱 개발 도구다.

SDK5.0 버전은 PNaCl을 지원함으로써 개발자들이 여러 스마트TV 모델에 호환성 우려 없이 대응하는 앱을 만들도록 해줄 것으로 묘사됐다. 이밖에 SDK5.0은 개발자가 멀티스크린과 브라우저 기반 IDE를 쓸 수 있게 해주며, 사용자가 스마트TV를 통해 가전기기를 다루도록 만들 수도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과거 독자 플랫폼을 꾸려 온 스마트TV 제품에 향후 구글 기술을 쓰기로 했다는 소식은 뜻밖이다. 양측은 모바일 시장에서 협력해 왔지만 스마트TV용 플랫폼 영역에선 삼성전자의 리눅스 기반 자체 기술과 안드로이드 기반 '구글TV'로 대립했다. 삼성전자 경쟁사인 LG전자가 구글TV 파트너였다.

물론 이 소식을 삼성전자가 구글TV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고 해석할 순 없다. 회사는 리눅스 기반 스마트TV 플랫폼 '메이플' 시리즈를 계속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개발자들이 종류가 다른 자사 하드웨어(HW)에 잘 대응토록 HTML5와 PNaCl를 함께 지원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SDK5.0 베타 버전을 배포중인 회사 개발자포럼 다운로드 페이지에 SDK5.0 베타는 2014년형 스마트TV 플랫폼용 앱을 개발할 때 필요한 도구를 제공한다며 그 툴셋에는 2014년형 플랫폼에 대응하는 앱IDE, 비주얼에디터, 스마트TV 에뮬레이터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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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구글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물음에 SDK5.0에 PNaCl 앱 개발 기술을 넣은 것은 양사간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각자 별도의 TV 플랫폼을 갖고 있는 회사인만큼, 플랫폼수준의 협력을 가져간다고 볼 순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실질적인 수혜자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구글일 듯하다. 회사 입장에서 그간 크롬 브라우저로만 돌릴 수 있었던 PNaCl 기술을 제조부문까지 확산시킨 사례기 때문이다. 구글에겐 최근 시들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구글TV 대신 크롬을 플랫폼 수준으로 띄우기 위한 물밑 작업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