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말고 마케터도 API를 알아야 한다"

일반입력 :2013/12/27 08:37    수정: 2013/12/27 08:38

마케터들도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연결할 때 쓰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흥미를 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는 최근 마케터도 API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글이 실렸다. 웹사이트 혹은 모바일 페이지에 외부 서비스를 결합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뿐더러 적용 방법이 간단하고 기술지원이나 유지보수 비용도 들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인터넷 음성전화 및 텍스트 서비스를 API로 제공하고 있는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업체 트윌리오(Twilio)의 제임스 파튼 유럽담당 이사는 최근 영국 가디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파튼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에 IT기술은 개인 간은 물론 고객과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완전히 바꿔 놨다. IT기술은 시장을 좀 더 소비자 중심의 ‘온디맨드’ 상태로 이끌었고 소비자들이 클릭 한번으로 여기저기 옮겨 다닐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에게 제 때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게 파튼의 주장이다.

문제는 전세계 수천, 수만 개 회사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 데 있다. 개인들은 매일 평균 3천500 여 개의 마케팅 메시지에 노출된다는 연구도 있다. 페이스북에서만 100만 개의 기업 광고가 집행되는 상황이다.

광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형태의 광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TV광고를 건너 뛰는 것은 물론 웹 브라우저의 배너광고를 차단하는 등 방법도 다양하다. 마케터 입장에선 커다란 변화에 직면한 셈이다.

파튼은 '노이즈'로 여겨지는 마케팅 메시지들 사이에서 눈길을 끌기 위해선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API를 이해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고 다른 마케팅 메시지와 확실히 차별화 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API를 플러그인라고 생각하면 간편하다고 설명했다. API를 이용하면 외부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인터페이스에 간단하고 빠르게 결합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 같은 콘텐츠부터 이메일 보내기, 결제하기, 전화 걸기 등 업무적인 서비스도 적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있다면 API는 몇 시간 안에 쉽게 통합할 수 있고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구입이나 유지보수 등을 위한 상업적인 협상도 필요하지 않다.

이미 많은 웹사이트에서 페이스북 API를 이용해서 ‘좋아요’, ‘공유’버튼을 사용하고 있고 또 페이스북 결제시스템을 활용하는 업체도 많다. 넷플릭스는 매일 20억 건의 API 호출이 발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미국 최대인터넷트래픽의 33%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파튼은 API를 활용해 참신한 마케팅 캠페인을 펼친 사례로 영국의 에이전시 포크(Poke)를 소개했다. 포크는 영국 통신사 EE의 의뢰를 받아 런던의 리빙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포스터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면 눈을 뿌려주는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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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록 더 많은 눈이 내린다. 모바일로 해당 거리에 있다고 체크인을 해도 참여할 수 있다. 이 이벤트는 트윌리오의 인터넷 전화 API와 포스퀘어의 위치기반 API를 활용해 완성했다. 이 이벤트를 경험한 사람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가 퍼져 약 31만 건의 관련 글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그는 “포크가 진행한 이벤트는 API를 활용해 창의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좋은 사례”라며 “API는 재료이며 이 레시피를 가지고 무엇을 담아낼지 개발자들와 마케터들의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API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