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통신사 가입자, 왜 줄어들까

별도 요금, 데이터량 불만족..제조사 무관심

일반입력 :2013/12/24 08:40

통신사를 통한 태블릿 가입자 수는 올해 상반기부터 매달 감소세다. 태블릿 보급이 확대중이란 시장조사업체 보고서와는 다른 결과값이다.

결국 셀룰러 모뎀을 탑재하지 않은 이른바 와이파이 버전 중심으로 태블릿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등 해외 통신사들은 태블릿 가입자 유치에 성과를 거두는 것과 다른 양상이 주목된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총 태블릿 가입자 수는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 73만7천명대로 꾸준히 성장했으나 이후엔 어느 한 통신사도 태블릿 가입자 순증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태블릿 가입자 감소의 주된 이유로는 스마트폰과 함께 별도 이동통신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는 소비자 부담이 우선으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동일한 모바일 운영체제(OS)가 탑재되고 화면이 더 커진 태블릿을 위한 추가 요금제 지출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탐탁치 않다는 뜻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영업직을 위한 기업 고객의 단체물량 수요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일반 소비자들은 셀룰러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와이파이 환경에서 주로 사용하다가 이동시에는 스마트폰 테더링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기업의 B2B 수요만으로 일반 소비자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동영상 스트리밍 시청 등 콘텐츠 소비 등으로 소진되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일반 소비자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점도 통신사의 태블릿 일반 소비자 가입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최근 아이패드미니 레티나와 아이패드에어를 출시한 KT와 SK텔레콤을 보더라도 최대 6기가바이트(GB) 선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판매 중이다. 프로야구 한 게임 시청에 700메가바이트(MB) 정도가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즉 와이파이 환경 속에서 태블릿 이용률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구매 가격이 셀룰러 버전보다 훨씬 저렴한 와이파이 버전으로 쏠린다는 뜻이다. 현재 태블릿 최고 인기 제품인 아이패드미니 레티나의 경우 온라인 애플스토어 기준으로 같은 저장용량 대비 두가지 버전의 가격 차이는 15만원이다.

국내 제조사의 태블릿 시장 공략이 활발하지 않은 점도 태블릿 가입자 감소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 신제품 출시 시기에 맞춰 통신사로 나온 제품도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제조사의 태블릿은 최근 출시도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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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국내 통신사의 상품 판매 특성상 제조사의 단말기와 통신사의 약정 등 기기값과 요금의 결합이 장점인데 이런 판매 구조가 자리잡을 수 있을 정도로 제조사가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블릿이 통신사 버전으로도 시장 파이를 키우려면 교육용 단체나 기업의 영업직을 위한 상품이 활성화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얼리어답터를 위한 일반 소비자 시장은 지금 수준에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