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키 잡은 황창규, 최우선 현안은?

조직 화합과 통신 경쟁력 회복해야...

일반입력 :2013/12/16 19:42    수정: 2013/12/16 20:15

정윤희 기자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KT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새 CEO의 최우선 과제로 흩어진 조직원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통신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을 꼽고 있다.

KT CEO추천위원회는 16일 오후 2시부터 서초사옥에서 면접심사를 진행한 결과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자 1명으로 황 전 사장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황창규 전 사장은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과 권오철 SK하이닉스 고문, 황창규 삼성전자 전 사장과 경합을 벌여 최후의 1인에 이름을 올렸다.

황 내정자는 내년 1월경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임기는 오는 2017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추천위가 선정한 최종 후보자 1인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선례가 없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CEO나 마찬가지다.

후보자 선정과 동시에 황 내정자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쌓였다. ▲임직원들의 사기진작 ▲통신 경쟁력 회복 ▲인사 쇄신을 통한 조직 재정비 ▲신사업 추진 등이 대표적이다. 그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부 화합-조직 재정비 우선

그동안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던 ‘낙하산 논란’에 시달려왔다. 올해 초부터 업계에서는 이석채 전 회장의 사퇴설이 도는가하면, 지난달 이 전 회장의 사퇴 전까지 3차례에 걸친 압수수색도 당했다.

새 CEO가 KT 외부 인사인 만큼 내부 직원들 챙기기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 전 회장이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원래 KT(기존 직원)’-‘올레 KT(외부 영입인사)’라는 웃지 못 할 구도를 만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인사 쇄신을 통한 조직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CEO 선정 과정에서 KT 내부 일각에서는 KT와 통신에 대해 잘 아는 KT 출신 인사가 CEO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KT 노동조합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신뢰를 주는 것도 과제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원하는 것은 더 이상 KT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KT 한 임원은 “새 CEO는 진득하게 중심을 잡고 외부의 어떤 간섭도 막아낼 수 있었으면 한다”며 “이제 ‘낙하산’ 논란에 시달리는 것도 지겹다”고 말했다.

■통신경쟁력 회복-유무선 내실 확보 시급

통신 경쟁력 회복 역시 주요 과제 중 하나다. KT는 LTE 시대 들어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의 맹공에 고전하다가 최근에야 LTE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 들어서는 가입자 이탈 역시 지속되다가 지난달 겨우 순증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빼앗긴 이통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유무선 통신, 방송, SI 등 KT의 사업 스펙트럼이 넓은 것을 감안하면 통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단된 아프리카 사업을 재개하는 것도 과제다. KT는 르완다, 케냐 통신시장에 진출했지만 이 전 회장의 사퇴 이후 제대로 된 사업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KT 출신이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권은희 의원은(새누리당)은 “새 CEO는 상처 받고 사기가 저하된 직원들을 치유하고 응집시키고 보듬어 줘야 할 것”이라며 “또 패러다임 변화에 맞게 통신을 통해 사업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 한 고위 임원은 “황창규 전 사장이 통신분야 경험은 없지만 KT 내부의 전문가들도 많은 만큼 KT 임직원들과 힘을 합쳐 닥친 현안을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노조 쪽에서는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무노조 경영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본인이 KT와 화합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