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세계 최초 암치료 나노로봇 개발

박테리아 이용…동물 실험 타당성 입증

일반입력 :2013/12/16 14:23    수정: 2013/12/17 10:12

국내 연구진이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박테리아를 이용, 의료용 나노로봇을 개발했다. 동물실험을 거쳐 타당성을 입증하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능동형 약물전달제 방법론을 제시했다. 수동형이 아닌 능동형이란 점이 세계 최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연구재단와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의 공동 지원으로 전남대학교 박종오 교수의 ‘박테리오봇 융합연구단’이 이 같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과학전문지 네이쳐 자매지에 실린 논문 ‘박테리아기반 마이크로로봇을 이용한 암 진단 치료법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르면 나노로봇(박테리오봇)을 이용해 대장암이나 유방암과 같은 고형암을 진단 치료하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박테리오봇이란 박테리아의 인식, 운동, 치료성능과 약물 전달체의 치료성능이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능동형 의료용 나노로봇을 말한다. 현재 용어가 상표등록출원 중이다

항암 약물이나 약물 전달체와 같은 기존 암 치료의 수동적인 방식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간 많은 장점과 의료분야 활용성이 높은 마이크로/나노로봇 개발에 관해 세계 유수의 연구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는 단편적인 운동성 연구에 머물렀다. 능동적으로 이동하고 특정질환을 지향하는 의료용 마이크로/나노로봇에 관한 연구 성과는 전무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 연구진의 이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과 등록, 국제 PCT 출원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 국제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박테리오봇 구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살아 있는 생물체인 박테리아와 약물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구조체로 구성됐다. 박테리아는 유전자를 조작해 독성을 제거했으며, 편모로 움직여 조직이나 혈액 속을 유영해 암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도록 설계됐다. 박테리아들은 암에서 분비하는 특정한 물질을 표적 삼아 암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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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구조체는 박테리오봇이 암에 도착하면 터져 항암제를 암 표면에 뿌리게 된다. 박테리오봇이 실용화되면 미세한 초기암도 찾아가 항암제를 주입할 수 있게 돼 암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총괄책임자인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 박종오 소장은 “연구 성과는 세계최초로 기존 암 진단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능동형 약물전달체와 의료용 나노로봇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계속 활발한 의학․공학간 융합연구를 통해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진단·치료가 가능한 의료용 마이크로․나노로봇 개발에 관한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