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0→14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레이스

일반입력 :2013/12/14 14:42    수정: 2013/12/14 19:39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 TSMC, 글로벌파운드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기술을 주도하는 3사의 공정전환 경쟁이 내년 다시 전환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28나노 공정전환에서 선도업체 TSMC와의 격차를 줄이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CPU 생산기술을 주도했던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는 14나노, 3D 공정에서 다시 기술 주도권을 쥐기 위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TSMC도 16나노 제품 양산 일정을 내년 말로 계획하며 공정개발에 속도를 낸다.

내년 초부터는 이들 업체가 20나노미터(nm) 공정을 통해 제품을 본격 양산하고 하반기부터는 10나노대에서 기존 수평구조 대신 수직적층 기술을 활용한 3D 핀펫(FinFET) 공정이 속속 시도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업계 1위인 TSMC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모두 20나노 공정에 진입한다. 현재 상위권 파운드리 업체들은 최신 공정으로 28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파운드리 업체들이 속속 14나노 혹은 16나노에서 3D 핀펫 공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핀펫은 기존 수평구조였던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누설전류량을 줄일 수 있도록 3차원 입체구조로 설계하는 기술이다. 게이트 구조가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해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20나노 TSMC 선두

타이완 팹리스 업체 TSMC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20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다. 마크 리우 TSM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열린 연례 공급망관리포럼에서 내년 1월부터 20나노 공정을 적용해 본격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이같은 로드맵은 인텔을 제외하고 경쟁 파운드리 업체들 중 가장 빠른 속도다.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 양산 소식도 속속 들리고 있다. 자일링스와 함께 지난달 업계 최초로 TSMC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TSMC가 생산하는 퀄컴이 신제품 스냅드래곤805와 함께 선보인 고비(Gobi) 9X35 통신칩도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퀄컴의 첫 제품이 됐다.

삼성전자도 내년 상반기부터 20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갤럭시S5에 탑재되는 차세대 64비트 기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가칭 ‘엑시노스6’는 20나노 공정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생산물량 이전으로 20나노 생산능력(CAPA)에도 여유가 생겼다.

■진짜 경쟁은 14나노에서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10나노대 3D 핀펫 공정 레이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1위인 인텔은 이미 지난해부터 22나노 공정에서 이 공정(인텔 기술명 트라이게이트)을 적용해왔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14나노 트라이게이트 공정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예정보다 빨리 16나노 핀펫 공정 양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마크 리우 CEO는 “1년 내에 16나노 공정에서 의미있는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적어도 내년 4분기에는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당초 로드맵이었던 2015년 1분기 보다 다소 당겨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20나노 양산은 TSMC에 비해 뒤지지만 14나노부터는 처음으로 미세공정 전환에서 TSMC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 14나노 공정을 조기 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정전환 로드맵상 20나노를 거치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물량은 14나노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14나노 핀펫 애플 변수

특히 최대 고객인 애플을 잡기 위해 삼성전자와 TSMC는 3D 핀펫 공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20나노 이후에는 14나노 혹은 16나노에서 핀펫 공정을 먼저 성공시키는 업체가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애플에 AP를 독점 공급해왔다. 하지만 20나노 공정 A8 프로세서부터 파운드리 협력사를 TSMC로 분산하면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이 큰 타격을 입게됐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차세대 14나노 핀펫 양산 기술 확보에 주력해 TSMC 보다 우위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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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역시 지난달 삼성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14나노 핀펫 공정에 대한 자신감을 재차 확인했다. 우 사장은 “14나노 핀펫 기술 개발이 거의 완료됐고 10~12개월 후면 시장에 공개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20나노를 상용화하고 그 후에는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사업은 애플 AP의 TSMC 이전 리스크가 있지만 동시에 삼성전자의 AP 및 파운드리 역량을 강화하고 20나노 및 14나노로 빠른 기술 진보를 이루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