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거래 수단…"투기는 삽질"

주식 관점의 접근 방식 통하지 않아

일반입력 :2013/12/06 09:26    수정: 2013/12/06 14:14

손경호 기자

네덜란드 튤립 같은 이야기인듯, 그래서 사야되냐 사지 말아야 되냐, 끝물이라도 타서 아주 단타로 사면 좋으려나. 이거 암만봐도 거품같네요. 오를 때까지 오르면 투자한 사람들 돈 다 뺄겁니다. 그럼 어떻게 되겠나요?, 비트코인 이거 잘못 투자했다가 한강갑니다 투기하지 마시길

4년 전에 처음 등장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뒤늦게 우리나라에서 화제다. 갑자기 각종 미디어들에서 비트코인 관련 얘기가 쏟아진다. 기존 화폐와는 DNA가 다른 비트코인을 놓고 주식 시장에 있는 '작전주'를 대하는 듯한 인식도 느껴진다.

심지어는 비트코인 채굴용 그래픽 카드,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잘만테크, 매커스 등이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에서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에 단돈 24달러 어치 5천 비트코인을 구매했던 노르웨이 출신 29살 청년 크리스토프 코흐비트는 4년 만에 벼락부자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당시 그가 구매했던 비트코인의 가치는 무려 85만달러로 폭등했다. 비트코인이 마치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대박 투자처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트코인은 매력적인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시간이 갈수록 비트코인 가격은 안정세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00년 동안 발행되는 비트코인 총 발행량은 2천100만개로 제한되도록 시스템이 구현돼 있다. 최근 채굴되는 비트코인에 비해 이를 구매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은 맞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비트코인을 채굴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고, 이에 따라 적정 시점에서 실제 화폐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 또한 지금과 같은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첫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을 운영 중인 김진화 이사는 비트코인을 투자수단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오히려 페이팔이나 비자보다 혁신적인, 대안적인 금융 플랫폼 내지는 지불결제네트워크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생태계는 또 다른 주식시장이 아니다.

그보다는 전 세계에 온라인 지불 결제 시스템을 구현한 페이팔이나 글로벌 신용카드 브랜드인 비자처럼 모든 나라에서 통용될 수 있는 가상화폐가 가능한가에 집중된다. 페이팔, 비자와 다른 점은 이 가상화폐를 움직이는 주인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은 컴퓨팅 자원을 투입해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함께 관리한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최근 발간한 비트코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데이비드 우 BOA 통화 전략가는 비트코인은 전자상거래를 위한 주요 결제수단이 될 수 있으며, 기존 송금 업체들에게는 심각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일부 IT기술 마니아들 사이에 회자됐던 비트코인에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여전히 국내에 비트코인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느냐는 의문은 남아있다. 그러나 이제는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 수 있냐? 보다는 비트코인으로 뭘 해 볼 수 있을까?를 고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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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캐나다, 유럽, 중국과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국내와는 조금 다르다. 비트코인을 두고, IT기술이 이끌어 낼 수 있는 또 다른 혁신, 디지털화폐로서 가능성을 검증하는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을 매매할 수 있는 ATM이 등장했다. 이보다 앞서 포브스 기자 캐시미어 힐은 일주일 간 비트코인으로 살아남기에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비트코인만으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부부 이야기, 미국 최대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인 푸들러의 비트코인 결제 도입 등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