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퍼스트‥MS, 윈도8.1생태계 넓힌다

일반입력 :2013/12/03 13:08    수정: 2013/12/03 13:15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월 출시한 윈도8.1을 앞세워 국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들에게 '태블릿 퍼스트'를 화두로 던졌다.

태블릿을 겨냥한 윈도8.1과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 윈도폰8.1에 돌아가는 앱을 동시 개발하기가 쉬워졌기에, N스크린 환경에 맞는 '새로운 앱사용 시나리오'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게 MS 설명이다.

기존 N스크린 환경에서 앱사용 시나리오는 '선형적'이다. 동일한 앱과 콘텐츠를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 여러 기기 화면에 같거나 비슷하게 옮겨 놓고 단절 없이 즐기는 것이다. 미국 넷플릭스처럼 외출중 휴대전화로 보던 영화를 집 거실에서 TV로, 그러다 안방 침대에 누워 태블릿으로 이어 감상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이와 달리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동시에 쓰는 '병렬적'인 앱사용 시나리오가 화두로 떠올랐다. TV로 영상물을 보며 모바일 기기에 자막이나 등장인물에 대한 배경 정보를 열람한다든지, X박스 게임기에 연결된 TV에 주 화면을 띄우고 태블릿은 미니맵같은 부가 정보를 표시하고 스마트폰을 조종장치로 쓰는 식이다.

한국MS 개발자플랫폼사업부(DPE) 에반젤리스트 김영욱 부장은 N스크린 대응 앱개발시 초기 집중했던 시나리오는 선형적인 방식이었는데 이제 병렬적인 시나리오에 주목하는 추세라며 윈도 앱개발 환경에서도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동시에 대응하는 게 좋은데 이를 위해 개발툴 수준에서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MS는 최근 윈도폰과 윈도8 모던 사용자인터페이스(UI) 앱 개발자 계정을 통합했다. 아직 윈도폰과 윈도8.1 앱 장터는 구별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하나가 될거란 관측이 많다. MS가 비주얼스튜디오 2013 버전을 통해 모바일 기기를 겨냥한 앱 개발 환경의 유기적 결합을 강조하는 것도 이를 암시한다.

김 부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동시에 대응하는 앱을 만드는 일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처럼 같은 운영체제(OS)를 쓰는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수월하다며 윈도폰에 맞춘 앱을 (윈도8.1) 태블릿용 앱으로 바꾸는 과정도 얼마 안걸려, 개발자 1명이 여러 단말기 대응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주얼스튜디오2013 이점으로 윈도8.1과 윈도폰8.1 대응 환경 뿐 아니라 웹플랫폼, ASP닷넷, 윈도애저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1개의 툴에서 다룬다는 걸 꼽는다. 플랫폼 다양화 시대에 N스크린을 이루는 여러 종류의 사용자 기기부터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인프라까지 아울러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윈도8.1 기반 제품이 많이 보급되면 기존 윈도 앱개발자들은 익숙한 도구와 언어로 각각의 플랫폼에 필요한 앱 개발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개인 기기를 업무에 활용(BYOD)하고자 스마트기기 통합을 고려하더라도, 관리에 유리한 MS플랫폼 앱 개발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언급했다.

BYOD가 조직에 안착하려면 IT관리자가 각 구성원의 기존 계정에 개별 단말기를 추가 등록해 통합 관리하고 일관된 보안정책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액티브디렉토리(AD)같은 계정관리 시스템을 쓰는 기업 환경에선 윈도8.1 기기로 이를 적용할 수 있으나 iOS와 안드로이드 기기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MS가 지난 2011년 9월 '빌드' 컨퍼런스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터치스크린을 겨냥한 윈도8 기반 앱개발 시장의 기회를 강조해온 태도는 일관돼 있다. 자사 최신 플랫폼과 맞물리는 툴 개선, 지역별 학생과 벤처들을 위한 지원프로그램 제공에는 꾸준함과 성의가 엿보인다. 이는 윈도8.1 출시 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모던UI 앱개발을 원래 해왔던 이들에게는 MS의 윈도8.1 플랫폼 진화 메시지가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센서, USB, 블루투스, POS, HID 등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된 5천여개 API는 성숙한 윈도 앱개발을 위해 추가됐고 다이렉트X, 통신과 인증 기능에 더한 3D프린터 기본 지원 소식은 흥미롭게 비친다.

다만 이런 플랫폼의 진화가 학생,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벤처업체 개발자들이 윈도 태블릿용 앱개발을 우선하게 만들진 못했다. 스마트 기기 앱개발 시장 분위기가 OS 개발업체보다 소비자의 움직임을 더 주시하는 상황인데, 여직 타 플랫폼 앱개발을 하던 이가 MS플랫폼에 새로 관심을 갖게 할 만한 계기는 부족한 듯하다.

이에 대해 한국MS 관계자는 (국내 기준) 현재까지는 기존의 앱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들이 윈도앱으로 포팅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아직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최근 들어 유통 및 교육 분야에서 의미있는 접근을 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게 좋은 사례들을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S가 주목하는 지점은 스마트폰이 일반 소비자들의 기본 단말기로 자리잡은 상황에도 생산성 도구의 역할을 놓지 않고 있는 PC 사용 환경이다. 국외서 8인치 수준의 크기와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30~40만원 안팎의 저가형 윈도 태블릿이 출시되는 추세로, 개인용과 업무용을 겸한 윈도8.1 확산을 촉진할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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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선두업체들이 스마트폰과 같은 OS로 우선 화면을 키운 태블릿 기기로 앱개발 시장을 만든 것과 달리, MS는 PC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더한 태블릿 기기로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윈도폰이라는 스마트폰 플랫폼의 경쟁력은 윈도 태블릿 중심의 N스크린 생태계에 의존적이다. MS는 이렇게 '태블릿 퍼스트'를 밀고 있다.

한국MS 관계자는 MS는 현재 교육, 유통, 의료, 항공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 맞는 (앱사용) 시나리오, 기술개발 업체들을 발굴해 시장 요구에 긴밀히 맞춰나가도록 노력중이라며 이런 시장 확대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