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지도, 이제 구글과 싸워볼만 하다?

정확도 향상...업계 인식도 개선

일반입력 :2013/12/02 13:41    수정: 2013/12/02 14:10

첫선 이래 잦은 오류로 구설에 올랐던 애플 지도 서비스가 구글 것만큼 나아졌지만, 장기적으로 구글 지도 플랫폼과 맞붙으려면 갈길이 많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 30일 애플 지도가 예전보다 정확성이 높아진데다 몇몇 요소만 놓고보면 구글도 넘어섰다고 평했다. 그래픽과 적극적인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업계 인식도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현재 모바일 운영체제(OS) iOS와 PC용인 맥OS X 10.9 버전 '매버릭스'를 통해 자체 지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제공한다. 과거 구글 지도를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만 서비스했다가 지난해 iOS6 출시 이후 자체 지도로 바꾸고 최근 맥 환경으로 제공 범위를 확대했다.

사용자들은 27인치 아이맥에서 애플 매직트랙패드를 사용해 세계 주요도시 경관을 공중에서 3D로 들여다볼 수 있다. 허공에 카메라를 띄운 것처럼 시점을 회전, 전후진하거나 확대 및 축소가 가능하다. 구글이 앞서 맥용으로 제공했던 '구글어스'처럼 새로운 장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탐색케 해준다.

이를 지적한 지디넷 블로거 데이비드 브라우는 매버릭스용 맵 앱은 전반적인 품질이나 접근성 측면에서 대다수 맥 사용자들에게 기본 제공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아갈 것이라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가 꾸준히 늘면서 (모바일에서도) 구글맵을 대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초기 애플 지도는 구글 것에 비해 동일한 지역에 대한 건물과 지형 정보가 부실했다.

당시 미국 케이브맨섬처럼 오래 전 데이터를 보여주거나 국내 청와대처럼 실존하는 지형 지물에 대한 표기 문제가 있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자유의여신상, 폭포수처럼 굽은 콜로라도 후버댐, 울퉁불퉁한 캐나다 토론토 공항 활주로 등 항공사진의 왜곡도 심했다.

브라우는 애플이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들에게 지도를 제공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소한 것으로 보는 듯하다. 그는 애플이 모바일에서 맥으로 확대된 자체 지도 앱을 '서비스형 맵(MaaS)'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을 취할 거라 내다봤다. 구글 지도에 견줄 자체 지리정보 플랫폼을 갖출 거란 관측이다.

그가 말하는 MaaS란 데스크톱과 모바일 기기간 일관된 기술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간단한 조작만으로 앱이 차별화된 수준의 지도 기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요약된다. 별도의 부가기능을 설치하지 않고 지도 형상 자체가 사용자 경험의 일부분으로 녹아들게 한다는 설명이다.

애플 지도가 많은 개선을 이뤘지만 새로운 문제도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는 애플이 지도서비스를 위해 갖추고 있는 데이터센터같은 물리적 기반에 따른 제약이다. 브라우가 일하고 있는 호주를 예로 들면 애플 지도를 원활히 서비스받기 위해 태평양횡단 기간망에 의존해야 한다. 애플 지도의 화질이 개선될수록 이미지 전송량이 늘어나 서비스 부하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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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장기적인 문제는 키홀마크업언어(KML) 미지원이다. KML은 구글이 구글어스 지도서비스에 광범위한 확장구조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낸 데이터 처리형식이다. 사용자들이 구글 '스케치업'같이 지도위에 약도 표시 등 추가 정보를 덧그릴 수 있게 만든 도구에서도 이 형식을 쓴다.

브라우는 애플 지도는 KML 기반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개인화된 지도를 다룰 수 없고 애플이 보여주는대로 접해야만 한다며 장기적으로 애플이 지도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KML기반 기술의 연대에 합류하거나 구글에 맞설 데이터 프레임워크를 따로 갖춰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