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피해자"...퓨어스토리지, EMC 소송에 맞불

일반입력 :2013/11/29 08:05    수정: 2013/11/29 11:40

퓨어스토리지가 자사로 이직한 과거 재직자들을 기업비밀 유출 혐의로 고소한 EMC를 향해 우리 기술을 불법적으로 활용하려 했다고 역공을 펼쳤다.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에서 신경전을 벌여온 양사간의 법정다툼이 가열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퓨어스토리지가 이달초 EMC가 제출한 고소장 내용에 대해 단지 자사 직원들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EMC가 자신들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통해 상대쪽의 책임을 묻는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퓨어스토리지는 답변서를 통해 EMC가 지난해 비밀리에 우리 제품을 구해 사무실에 가져갔고, 거기서 장비를 불법적으로 테스트해 영업비밀을 캐내려 했다며 EMC의 도둑질은 그냥 벌어진 게 아니라 스토리지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불법적이고 반경쟁적인 수단을 동원한 조직적 활동의 일부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스콧 디첸 퓨어스토리지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제품과 경쟁할 EMC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 '익스트림IO' 출시를 앞둔 시점 공식블로그에 올린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의 전환점, EMC 익스트림IO 발표'라는 글에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EMC는 '익스트림IO'라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사들여 퓨어스토리지같은 올플래시스토리지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달 중순께 그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그 사이 퓨어스토리지를 겨냥한 2건의 소송을 걸었다. 이번 퓨어스토리지의 답변서는 첫번째 고소장에 대한 내용이다.

첫 소송은 지난 5일 알려졌다. EMC가 자사에서 일하다 지난 2011년 8월 이후 퓨어스토리지로 이직한 영업담당자 및 그외 전문가 44명을 대상으로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을 통해 제기한 소송이다. 해당 직원들은 회사 기밀 문서를 훔치기 위해 공모하는 등 비밀유지 계약을 어겼다는 게 EMC 주장이었다.

당시 소장에 따르면 EMC는 자사 출신 직원들이 법률적으로 져야하는 의무를 이기면서 경쟁사인 퓨어스토리지에 민감한 정보, 영업기밀 등을 부적절하게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직원 44명이 퓨어스토리지로 자리를 옮겼고 이들이 퓨어스토리지 영업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EMC는 사내 고숙련 기술자들에 대한 정보를 퓨어스토리지로 넘기고 직접 채용에 관여한 장본인으로 과거 EMC 백업 리커버리 시스템 부문 사장 등으로 일했던 프랭크 슬루투만을 지목했다. 그는 투자은행으로부터 1억5천만달러 투자를 유치한 뒤 지난 8월 퓨어스토리지 이사진에 합류한 인물이다.

이번에 EMC가 언급한 두번째 소송은 퓨어스토리지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이 소송은 미국 델라웨어지방법원을 통해 제기됐다. EMC가 주장하는 특허는 데이터스토리지 시스템에서 오류수정, 데이터중복제거, 읽기스케줄링, 작업기록 등의 처리 기능을 포함한다.

EMC 관계자는 퓨어스토리지의 답변 내용에 대해 자사 특허 5건을 위반했고, 사실은 퓨어스토리지가 EMC 지적자산을 훔치기 위해 의도적이고 불법적인 작업을 벌여온 것이라는 퓨어스토리지를 고소할 당시 주장을 부각시키며 맞섰다.

또 그는 불법적인 활동을 수행한 건 퓨어스토리지 쪽이고 이번 소송에는 퓨어스토리지가 EMC의 자산과 특허 기술을 허락 없이 썼다는 추가 증거가 있다며 우리는 EMC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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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스토리지의 답변서 내용에 따르면 EMC는 퓨어스토리지가 생산공정 과정에 있는 제품을 사들인 뒤 영업비밀을 파악키 위한 테스트를 수행했고, 이후 퓨어스토리지가 직접 시스템을 되찾으려 하기 전에 반환했다. 해당 장비는 재사용이나 재판매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손상돼 있었다.

경쟁사 제품을 사서 테스트해 보는 건 하이테크 업계에서 흔한 일이지만 퓨어스토리지는 EMC가 그 과정에 자사의 고객라이선스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