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TV, 블랙프라이데이 턴어라운드

일반입력 :2013/11/28 17:24    수정: 2013/11/28 17:57

정현정 기자

TV 업계가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내년도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TV 시장도 2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브라질 월드컵 등 호재를 바탕으로 침체됐던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다.

TV 시장은 연말 성수기 진입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장 회복에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TV 시장이 워낙 부진했던 만큼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주요 제조사들도 프로모션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율을 높여 주력 제품인 UHD TV를 반값에 할인 판매하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선다. LG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수요를 겨냥해 만든 40~50인치대 기획상품을 내놓는다.

■삼성전자 UHD TV가 '반값'

6천달러가 넘는 가격에 출시됐던 삼성전자 55인치 UHD TV(모델명 UN55F9000)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반값 수준인 2997.99달러(약 318만원)에 판매된다. 7천500달러였던 65인치 제품(모델명 UN65F9000)도 4497.99달러에 판매한다.

국내에서 200만원이 넘는 LG전자 55인치 LED TV는 499.99달러(약 53만원)에 판매된다. 3천500달러였던 55인치 UHD TV(모델명 55LA9650)는 2천999달러에, 5천달러였던 65인치 제품(모델명 65LA9650)는 4천499달러로 가격을 낮췄다.

제조사들이 올해 마지막 TV 수요를 이끌어보겠다는 각오로 준비한 대대적인 할인행사다. 블랙프라이데이 이전까지 올해 TV 시장은 부진 속에 허덕였다. 경기침체 영향에 TV 시장이 전반적으로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교체 수요가 고갈됐고 차세대 제품으로 선보인 UHD TV와 OLED TV 시장 개화도 늦어지고 있다.

■올해 TV 시장, 2년 연속 감소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판매량은 2억2천759만대로 지난해보다 2.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도 올해 전세계 TV 판매량이 2억2천670만대로 지난해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주식 IHS 책임연구원은 “경기 침체와 더불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평판TV 시장 포화, 신흥시장에서 CRT TV 판매량 감소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올해 TV 출하량을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종합할 때 올해 글로벌 TV 시장은 2년 연속 역성장하는 것이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주력인 TV 수요가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달 상순 기준 풀HD 40~42인치 패널의 평균가격은 223달러로 지난달 하순 대비 4달러(-2%) 떨어졌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해 말 이후 11개월째 줄곧 하락세다.■대형 스포츠 행사, 성장동력되나

업계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내년 TV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올해의 바닥 장세는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를 중심으로 제조사들이 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적극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TV 교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줄줄이 대기중이다. 내년에는 2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 브라질 월드컵,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행사들이 더 나은 화질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려는 소비자들의 TV 수요를 이끌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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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관계자는 “그동안 디스플레이와 TV 업계가 동반 침체를 겪었는데 내년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와 UHD TV 본격 성장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면서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본격 투자와 함께 저가형 제품을 내놓으면서 전체 시장을 키우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서치 역시 내년 글로벌 TV 판매량이 올해와 비교하면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TV 시장 판매량 전망은 2억3천245만대로 올해보다 2.1% 증가세가 예상됐다. IHS 역시 내년도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2천900만대로 올해보다 1%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