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라인타고 세계로…네이버 새 도전"

일반입력 :2013/11/25 18:11    수정: 2013/11/26 08:29

김효정 기자

<도쿄(일본)=김효정 기자>우리나라 벤처 1세대 중 한 명으로 네이버 설립자인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12여년 만에 언론 앞에 나섰다. 네이버로 국내 포털 시장을 평정한 이후,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전세계 가입자 3억명을 확보했다.

25일 이해진 의장은 일본 도쿄 라인주식회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를 자축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장은 3억이라는 숫자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향후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벤처기업들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라인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서비스 자체의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 감각과 서비스 품질을 자신하며, 인터넷 사용자들의 감각을 읽어 내는 한국 기업의 강점을 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중국 위챗 같은 경우는 우리에 비해 2배의 마케팅 비용을 쓴다라며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글로벌 회사가 엄청난 자본력을 행사한다면 두렵기도 하지만 열심히 뛸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이해진 의장과의 일문일답.

▲라인 3억 가입자 돌파가 가지는 의미는?

한국에서 네이버를 시작하고 당시 야후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생존을 위해 5년간 고생했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의 꿈을 꾸었고, 첫눈(검색엔진 회사)을 인수하면서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만큼 힘들 일이었지만 배운 점이 많다. 실패해도 후배 벤처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그 결과 놀라운 성공이 찾아왔고 인터넷 서비스로 해외에서 자리를 잡았다.

▲은둔형 경영자 이미지가 있는데...

은둔한 적 없다. 숨어서 회사일을 안 하지도 않았고 일본에서 사업과 서비스 전략을 세우는 등 열심히 일을 했다. 개인 성향상 대외활동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설립자가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경영자, 서비스 기획자 등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눠서 하는 것도 좋은 모델이다. 그 동안 인터뷰를 못한 것은 일본 사업이 어려워서였다. 5년간 돈도 많이 쓰고 힘든 시간이었다. 아직 삼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를 수도 있지만, 이제는 감히 성과에 대해 말할 단계가 됐다고 본다.

▲최근 국내에서 포털 규제 등 역차별 이슈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요즘 사람들은 네이버가 원래부터 1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1999년 사업을 시작했을 때 최강자는 야후코리아였고 라이코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었다. 이들과 경쟁해서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국내 기업이 올라온 것이다. 정부의 도움이 아닌 기업 대 기업으로 승부한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 지금 페이스북과 안드로이드 OS로 스마트폰을 장악한 구글 등이 얼마나 강한가. 공정하게 경쟁하게 해주는 것 정말 중요하다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일본 진출 초기에 많은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고, 지진까지 겪으면서 공포도 느껴봤다.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함께 했던 친구(직원)들이 밤을 새어 가며 만든 것이 라인이다. 사람이 혼을 담으면, 절박함이 담기면 사업은 성공한다. 천재들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과 실패 끝에 마지막에 남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다.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과 사업의 성패는 알 수 없다. 네이버의 경우 PC 시장에서의 1등이 모바일 1등이 아닌 만큼, 회사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 우리는 매년 다시 태어나고 매년 위기를 넘고 있다. 꼴찌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관련기사

▲향후 투자 자금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

자금 측면에 고민이 있다. 한국에서는 수익이나 현금흐름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적인 것이다. 중국 텐센트나 구글은 수백조 단위의 수익을 낸다. 해외에서 네트워킹과 인맥도 중요하고, 우리가 불리한 점이 많다. 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가며 조심스럽게 살펴 보고 있다. 그 이상의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