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디스플레이 핵심, 인쇄전자란?

일반입력 :2013/11/21 17:53    수정: 2013/11/21 18:00

정현정 기자

디스플레이 업계가 미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로 유연·인쇄전자 기술 사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자유롭게 구부러지는 형태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글래스와 스마트워치 등 미래 전자기기를 구현하려면 저렴한 제조 원가에 유연성을 가지고 대면적 구현에도 유리한 인쇄전자 기술이 필수적이다.

정칠희 삼성종합기술원 부원장(부사장)은 21일 전주 코아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 플렉서블 및 인쇄전자 워크숍(IWFPE 2013)’ 개막 기조연설에서 “인쇄전자를 통해 구현된 유연한 디스플레이는 자유로운 폼팩터로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스마트글래스, e-콘택트렌즈, 텍스타일, 스마트 피트니스 및 헬스 기기, 스마트워치 등 인간 중심적인 스마트 기기를 개발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쇄전자기술은 프린팅공정을 이용해 전자회로, 센서, 소자 및 전자제품 등을 제조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유리나 실리콘(Si) 기판 전자소자와 달리, 플라스틱 기판에 롤투롤(R2R, 필요한 부분에 원하는 형태의 전극 패턴을 직접 인쇄하는 기술) 등 인쇄공정을 이용해 낮은 제조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현재 인쇄나 필름 산업 분야에서는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만 이를 디스플레이 적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장벽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인쇄전자 연구는 2000년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성화됐으며 한국은 선도국 대비 기술 도입 및 개발 초기 단계다. 삼성과 LG는 액정표시장치(LCD) 제조단계의 액정배향막양산에 인쇄전자 기술을 적용중이다. 일본 샤프는 컬러필터 양산에 인쇄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정칠희 부사장은 유연전자라는 말 뜻에 전통적 반도체 기술과 플렉서블 전자가 융합된 친인간적 기기의 출현을 담은 ‘소프트 일렉트로닉스(Soft Electronics)’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삼성은 소프트 일렉트로닉스를 디스플레이, 배터리, 조명, 이미지 센서 등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선 이를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면 플렉서블 기기의 곡률을 크게 향항시킬 수 있고 기존 폴리실리콘 기반 박막트랜지스터(TFT) 대비 1000ppi 이상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구현도 용이해진다. 기존 인듐주석산화물(ITO) 기반 터치스크린으로는 곡률을 높이기 힘들지만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패턴을 입히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플렉서블 이미지센서도 다양한 활용도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현재의 실리콘 소재의 CMOS이미지센서(CIS)를 유기물 소재로 대체하면 2천만 화소까지 해상도를 높여 민감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유연한 성질로 e-콘택트렌즈나 인공망막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밖에 삼성은 현재 팔목밴드나 센서 등을 통해 혈압, 체중, 혈당 등을 체크할 수 있는 모바일 헬스 센서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플렉서블 배터리 역시 웨어러블 기기에서 중요한 부품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R&D 단계에서 R2R 임프린트, R2R 스퍼터, R2R 습식식각·제거·세정장비 등 인쇄전자 생산 설비를 갖춘 상태다.

양명수 LG디스플레이 R&D센터 상무는 “언브레이커블 특성을 가진 1단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폼팩터가 처음으로 나왔지만 아직은 공정 비용이 아직 많이 들어가는 상태”라면서 “2단계 기술에 진입하면 생산비용을 좀 더 낮추고 폴더블, 벤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의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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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TFT 공정에 롤투롤 방식을 적용하면 복잡한 기존 식각과 노광공정을 대체할 수 있다. 또 롤투롤 공정은 기존 공정에 비해 장비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클린룸 공간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름 크기에 따라 초대형 디스플레이 생산도 보다 용이해진다.

한편, 올해로 세 번째 열린 IWFPE에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덴마크 등 13개국 700여명의 국내외 관련 전문가가 참석해 디스플레이, 인쇄전자 관련 최신 기술 및 산업 동향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