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엔비디아, 파워칩 기반 슈퍼컴 협력 관심집중

일반입력 :2013/11/19 10:22

손경호 기자

IBM과 엔비디아가 손잡고 내년께 새로운 슈퍼컴퓨팅 시스템, 서버 구축에 나선다. 전통적인 IT인프라 강자와 병렬컴퓨팅 분야 핵심 기업의 협력이어서 주목된다.

인텔, AMD 등 기존 슈퍼컴용 CPU를 만들던 기업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경쟁사가 등장한 셈이다. 양사는 내년에 빅데이터 부문을 겨냥해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18일(현지시간) 포브스, 올씽스디 등 외신은 엔비디아가 미국 덴버 콜로라도에서 열린 슈퍼컴퓨팅13(SC13)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협력방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협력을 통해 새롭게 내놓은 슈퍼컴퓨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액셀러레이터 '테슬라K40'을 IBM 파워8 프로세서와 연동하기로 했다.

테슬라K40 GPU 액셀러레이터는 기존 엔비디아가 가진 GK110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더 많은 쿠다 프로세싱 코어를 장착해 클럭스피드를 높여준다. 이전 세대 모델인 '테슬라K20X 액셀러레이터가 2천688개 쿠다 코어를 가진 것에 비해 K40은 2천880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745메가헤르츠(MHz) GPU를 810MHz~875MHz까지 가속할 수 있다.

K40은 이와 함께 3기가헤르츠(GHz) GDDR5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장착했다. 총 12기가바이트(GB) 용량을 지원한다. 이전 세대보다 처리 용량이 두 배 늘었다.

엔비디아는 테슬라K40이 이전 모델(K20X) 보다 처리 속도를 40% 이상 높였으며, 기존 HPC용 스탠더드 CPU와 비교해서는 90% 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GK110은 지난달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지포스 GTX 780 Ti'라는 게임용 그래픽 카드로 출시된 바 있다.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 중 엔비디아는 GPU 액셀러레이터 시장에서 85%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HPC 분야에서 GPU 가속 기능을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 빅데이터 분석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HPC 시스템 중 40%가 GPU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운용되고 있다.

올씽스디에 따르면 엔비디아 GPU는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HPC용 CPU인 인텔 제온, AMD 옵테론 등과 비교해 컴퓨팅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다.

GPU는 저전력 소모량을 가지면서도 수많은 소용량 연산처리를 다루는 병렬컴퓨팅 분야를 위해 개발됐다. 엔비디아 GPU는 SC13에서 발표된 슈퍼컴퓨터 톱500 리스트 중 2위를 차지한 타이탄에 핵심기술로 적용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난 8월 IBM은 오픈파워 컨소시엄에서 구글, 엔비디아, 멜라녹스, 타이안 등과 협력키로 했다. 해당 그룹은 서버, 네트쿼킹, 스토리지, GPU 액셀러레이터 기술을 활용해 높은 가용성을 가진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IBM과 엔비디아는 GPU 가속 기반 IBM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키로 했다. 이러한 계획은 IBM 파워 시스템즈 내에서 진행된다.

두 회사는 IBM 파워8 프로세서 아키텍처에 엔비디아 테슬라 GPU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으로 엔비디아는 IBM이 확보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센터 영역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외신에 따르면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 패트릭 무어헤드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 간 협력은 엔비디아가 SC13에서 발표한 내용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이라며 IBM이 HPC 부문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엔비디아 테슬라, 쿠다 프로세스 코어가 업계 표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BM은 자사 웹스피어 및 어낼리틱스 부문에도 테슬라, 쿠다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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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협력은 HPC 부문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텔에게는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최근 출시한 제온 파이(7100 패밀리)는 1.2테라플롭(TF) 배정밀도를 가졌으며, 16GB 메모리를 내장했다. 테슬라 K40은 현재 1.43TF, 12GB 메모리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는 K40이 단밀정도 성능에서는 4.29TF로 제온 파이 대비 두 배 성능을 낸다고 주장했다. 단정밀도, 배정밀도는 컴퓨터 연산처리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용어로 수치가 높을수록 더 빠르게 부동 소수점을 처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