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팽팽…"베껴서" vs "차별화"

일반입력 :2013/11/16 10:30    수정: 2013/11/16 14:48

이재구 기자

“ 삼성은 모토로라와 노키아보다 훨씬 더 많이 애플 제품을 베꼈기 때문에 두 경쟁자를 제치고 엄청난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다.”-필 쉴러 애플 마케팅 담당 부사장

“삼성 제품을 찾는 고객은 애플제품과의 유사점이 아니라 더 큰 단말기 화면,4G LTE,안드로이드 등 기능적 차별점 때문에 찾는다.”-윌리엄 프라이스 삼성측 변호사

필 쉴러 애플 마케팅책임자가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북부지법 새너제이 지원에서 이어진 애플-삼성간 특허소송 피해배상액 산정을 위한 재심 법정증언에서 삼성이 베끼기로 오늘날 엄청난 휴대폰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또 모토로라와 노키아 같은 회사가 가라앉고 있음에도 삼성만이 번성하는 데 대한 이유는 바로 이 베끼기전략에 있다고 말했다. 쉴러부사장은 삼성과 여타 경쟁사들간에는 “차이가 있다”며 “한쪽은 베끼고 다른 한 쪽은 그만큼 베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삼성을 제소한 데 이어 모토로라, HTC 등 다른 경쟁사들과도 소송중이다.

이에 대해 빌 프라이스 삼성측 변호사는 “삼성제품을 찾는 사람은 삼성제품과 애플제품 간 차이점 때문에 찾는 것이지 유사점 때문에 찾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빌 프라이스변호사는 “왜 고객들이 삼성폰을 사는 말해보자”며 “이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다. 나는 여러분들 중에 많은 사람이 애플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위대한 제품을 만든다. 하지만 더많은 사람들이 열렬한 삼성팬이다. 또는 적절하게 표현하자면 안드로이드팬이다”라고 주장했다.

루시 고 판사는 지난 3월 삼성이 애플 특허 5건을 침해한 데 대한 피해액 4억5천만달러 배상금을 무효화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이번 재심에서는 이 피해액을 재산정하게 된다. 삼성은 이번 재심과 별도로 이미 6억달러의 특허침해 배상금 지불 판결을 받아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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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오전 필 쉴러부사장은 “애플과 닮은 삼성 단말기 때문에 애플제품을 차별화 더욱 더 힘들어졌다. 삼성이 비슷한 제품을 내놓지 않았더라면 애플 마케팅은 더욱 더 성공했을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시간”이라며 “이 특허침해가 발생함에 따라 우리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을 애플 생태계로 끌어오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19일 변론을 마친다. 이번 심리에서 애플은 3억8천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했고, 삼성은 피해를 끼친 금액이 5천200만달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