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발전계획, 일관된 철학 없다”

일반입력 :2013/11/14 18:34

정부가 합동으로 마련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처음 공개되는 자리에서 싸늘한 눈초리를 받았다. 방송 규제 완화와 콘텐츠 발전안 등 그간 방송업계가 논의해온 내용을 한데 모았지만, 어느 한 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1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열린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 마련을 위한 공개토론회에 참가한 토론자들은 “종합 계획 내부에 서로 맞부딪히는 안들이 너무 많고, 구체적인 세부 계획이 없다”는 지적을 저마다 내놓았다.

각종 방송 규제 완화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고, 유료방송에 치우친 현안, MMS 허용 등 업계 이견이 집중되는 분야를 동시에 논하면서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액션플랜이 없다는 비판이다.

종합계획 발표를 맡았던 이재영 KISDI 그룹장은 “전체적인 틀을 제시하는데 무게 중심을 뒀다”며 “전체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방송업계 관계자와 학계는 “일관된 철학이 없다보니 최근에 현안이 됐던 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며 질타했다.

여성민우회 강혜란 정책위원은 “700MHz, 8VSB, MMS 등 최근 방송 현안이 되는 이슈들을 추진 중이란 모호하게 표현됐다”며 “행정적인 절차를 밟겠다는 것인지 법제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세밀한 계획이 나와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앞서 성기현 티브로드 전무도 “디테일이 언제 어떻게 나올 것이냐”면서 “지난 5년, 10년 동안 얘기되던 것을 또 다시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현대원 서강대 교수도 “(총론이 아니라) 각론으로 흔어져 있다”며 “무게 중심을 어디다 두겠다는 것인지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구체적인 정책 로드맵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정책 집행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이 나와야 방송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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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종합계획은 보완을 거쳐 이달 말 박근혜 정부의 첫 방송정책 기틀로 발표될 예정이다. 발표 준비 과정 가운데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회가 끝난 뒤 방청한 한 SO 업계 관계자는 “부처 합동으로 다시 고민하며 내용을 다듬겠지만 큰 틀의 변화 없이 발표되면 방송업계 내분만 늘고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