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 '이상한' 사회공헌상 수상

일반입력 :2013/11/13 21:45    수정: 2013/11/13 23:19

특별취재팀

<부산=특별취재팀>최근 여성가족위 국정감사에서 사회공헌활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라이엇게임즈 한국지사가 단 며칠만에 게임대상에서 사회공헌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기업 윤리만 생각하는 ‘악덕 기업’으로, 다른 한쪽에서는 사회공헌활동에 힘쓴 ‘착한 기업’으로 엇갈린 평가가 내려진 것.

13일 오후 5시 부산 영화의 전당 해오름극장에서는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펼쳐졌다. 게임대상은 한 해 동안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최고의 게임, 그리고 국내 게임업계 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인물들의 공을 치하하는 연례행사다.

올해는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가 대통령상인 대상을, 씨드나인게임즈의 ‘몬스터길들이기’가 국무총리상인 최우수상을 차지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게임대상에서 눈길이 간 부분은 사회공헌우수기업부문이다. 올 한해 동안 사회공헌활동 부문에서 많은 노력과 성과를 보인 ‘리그오브레전드’ 국내 퍼블리셔 라이엇게임즈 한국 지사가 선정된 것.

그 동안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청과 손잡고 게임 내 특정 캐릭터와 스킨을 판매해 일정 기간 거둔 수익 전액을 문화재청에 기부해 왔다. 이 기금으로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문화재들을 복원하고 관리하는 데 사용해 왔다. 또 라이엇게임즈 임직원들은 이용자와 함께 문화재 살리는 데 앞장서 다양한 봉사활동들을 펼쳐왔다.

이 회사는 올 7월에만 문화재청에 6억원을 기부했으며 작년에도 5억원의 기부금을 사회공헌활동 명목으로 같은 곳에 기부했다. 또 이달에도 ‘팝스타 아리’ 스킨 초기 6개월 판매액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우리나라 문화재 살리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게임대상을 주관하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는 각계 전문가들과 심사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라이엇게임즈 한국지사를 사회공헌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 한국지사는 불과 며칠 전만해도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평가와 지적을 받은 기업이다. 게임문화재단에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주당 백재현 의원과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으로부터 국정감사장에서 혼쭐이 난 것.

백 의원은 “국내 모든 게임사가 부담하고 있는 게임문화재단에 기부금을 한 번도 납부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기부금 외에도 도서관 사업을 하는 등 불우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게임기업의 사례를 검토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진호 대표는 “얼마 전 해당 내용을 공유 받아 본사에 보고한 상태”라면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긍정적인 결과를 내 놓겠다”는 말로 게임문화재단 기부금 마련에 힘쓰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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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라이엇게임즈는 국회에서는 사회적 책임이 부족한 악덕 회사로, 게임대상 시상식장에서는 사회공헌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상까지 받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라이엇게임즈로부터 기부금을 전혀 받지 못한 게임문화재단 신현택 이사장이 이번 게임대상 시상자로 나와 오진호 대표에게 상패와 상장을 전달하는 재미있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