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방송계 "UHD 사업 필수요소"

일반입력 :2013/11/13 13:54    수정: 2013/11/13 16:02

지상파 방송사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700MHz 주파수 대역이 차세대 UHD 방송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700MHz 주파수 대역은 신호의 회절성이 강하고 신호 감쇠가 적어 전파 효율성이 뛰어나다. 방송업계와 통신업계가 서로 차지하겠다고 다투는 이유다. 이 대역은 현재 디지털TV 전환 이후 주파수 재배치가 끝나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 연구반을 설치 활용방안을 연구 중이다.

KBS, SBS, MBC, E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주파수 활용 계획과 반납 주파수 대역 및 시점, UHD 콘텐츠 활성화 계획까지 로드맵을 그렸다. 각계 토론회는 물론, 지상파 의견은 정부에도 전달됐다.

좀처럼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하던 방송사들이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며 방송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UHD 방송 후진국 자처할텐가”

이상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정책국장(SBS 소속)은 “700MHz 대역 108MHz 가운데 54MHz만 있어도 지상파가 UHD 방송을 준비할 수 있다”며 “일본처럼 지상파가 위성을 가진 것도 아니고 이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정부가 추진중인 UHD 방송에 지상파는 제외하겠다는 것을 못박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지상파는 470~698MHz의 228MHz 대역폭에서 HD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UHD 방송을 위해선 598MHz부터 54MHz 폭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KBS1, KBS2, SBS, MBC, EBS 등 5개 방송사가 채널별로 6MHz, 총 30MHz 폭과 함께 채널간 보호대역 24MHz를 할당해달라는 논리다.

문제는 이 주파수가 없으면 공익을 우선시하는 지상파가 UHD 방송에 뛰어들 수 없다는 점이다. 유료 방송 플랫폼과 달리 지상파는 방송 송출에 주파수가 있어야 하는데 내보내지도 못할 방송을 어떻게 제작하냐는 것이다.

이에 UHD 송출 주파수가 주어지면 곧바로 차세대 방송을 준비하고 2020년부터 전국 방송을 시작, 2025년에는 완전 UHD 방송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나서 HD방송 주파수는 다시 반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진 박사는 “54MHz만 빌려주면 12년 뒤에 150MHz를 반납하겠다”며 “UHD 전환에 성공하면 현재 MFN(다중주파수망) 방식을 SFN(단일주파수망) 방식으로 바꿔 방송 커버리지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UHD 방송을 준비하는 글로벌 추세와 방송 커버리지 확대 등 최소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파수만 할당된다면 2025년까지 UHD 콘텐츠에 지상파가 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시설 투자 계획도 향후 10년간 1조1천억원을 쓴다고 한다.

결국 700MHz 주파수 대역 54MHz에 지상파를 중심으로 하는 UHD 방송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700MHz 통신 전용 주파수?…“통신사 억지 논리”

700MHz를 두고 통신업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모바일 중심의 세상에서 네트워크를 책임지는 이동통신사들은 700MHz가 절실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늘어가는 모바일 트래픽 초과를 막을 수 없다는 것. 이 부분에서 ‘글로벌 조화’가 나온다. 전세계가 모두 700MHz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도 그래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이 부분에 대해 “이통사의 억지 논리”라고 강조한다. 지상파 관계자들은 “실제 한국에서 언급되는 주파수는 전세계에서 통신용으로 쓰기로 한 곳이 남미 한 곳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상진 박사는 대표적인 예로 아이폰5S를 들었다. 이 박사는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주파수를 지원하는데 아이폰5S는 700MHz 대역 주파수 중 46MHz 폭만 지원한다”며 이 대역 전체를 통신용으로 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즉 700MHz 전체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절반 폭만 차세대 방송을 위해 쓰겠다는 것인데, 통신업계가 ‘실체가 없는 전세계적 통신 활용’이라는 구호로 한국의 UHD 방송 앞길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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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통신용으로만 써야 경제성이 보장된다는 말에도 반기를 들었다. 통신이냐 방송이냐를 두고 ‘경제성 vs 공익’의 논리로만 이해되는 것에 대한 반론이다.

지상파 관계자들은 “통신용으로 쓸 때 주파수 경매 대금, 통신사 매출, 단말기 구입 비용 유발 효과 등을 합쳐 172조원의 효과가 있다”면서 “방송 용도로 활용하면 콘텐츠 투자 비용 5조5처억원, 문화관광수익효과 106조원, 콘텐츠 수출 2조2천억원 등으로 200조원에 가까운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