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 한국 파트너로 티몬 지목한 이유

일반입력 :2013/11/12 14:24    수정: 2013/11/12 15:09

남혜현 기자

그루폰 코리아는 한국 시장서 후발 주자였고,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는 강력한 경쟁자이자 적이었다.

에릭 레프코프스키 그루폰 본사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했다. 티켓몬스터 인수합병을 발표한지 나흘만인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한국 지사가 있는 그루폰이 왜 경쟁업체인 티켓몬스터를 인수했을까. 그 이유를 레프코프스키 CEO는 적을 무찌를 수 없어 동지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서 규모가 네번째로 크다. 티켓몬스터 뿐만 아니라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쟁쟁한 경쟁업체들이 소셜커머스 시장서 경쟁하고 있다. 그루폰 코리아로 따라잡기엔 부족했단 상황판단이다.

그는 티몬이 지역 시장서 활동하다 보면 마법같이 선두주자가 돼 1위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후발주자가 들어가서 낄 틈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티몬을 동지로만들기 위해 협상했고, 한국서 전자상거래 1위 기업이 되도록 물심양면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그루폰은 북미 지역 1위 소셜커머스 업체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48개국 지역에 진출했다. 티몬 인수로 한국 시장을 북미 지역 다음의 그루폰 근거지로 만들겠단 계획이다. 티몬이 기대만큼 성과를 낸다면 다른 아시아 지역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전략을 계속해 구사하겠단 전략이다.

이 자리엔 신현성 티몬 대표가 동석했다. 그루폰으로 매각 이후에도 신현성 대표를 비롯한 티몬 주요 임원들이 회사를 경영한다. 그루폰이 마케팅 등을 집중 지원하겠지만, 기존 경영 형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신 대표는 이날 자신감도 꿈도 더 커졌고 비전이 명확해졌다. 전략적 파트너가 필요했고, 그루폰이 적합했다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리빙소셜이 티몬을 그루폰에 매각한 것을 놓고 경영난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신 대표는 자본 잠식이나 현금 문제로 거래가 이뤄졌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라며 올해 들어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적자로 돌아선 적도 없다. 하루라도 더 빨리 투자해서 성장하자는 관점에서 이뤄진 협상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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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루폰 코리아와 티켓몬스터 간 물리적 합병 여부 등 구체적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KFTC) 승인절차가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그루폰 코리아와 티켓몬스터의 경영진들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찾겠단 방침이다.

티켓몬스터는 지난 2010년 5월, 신현성 대표를 비롯한 다섯명의 청년이 만든 스타트업이다. 홍대 체코 맥주집 음식 이용권 판매를 시작으로 한 사업이 지금은 1천여 직원을 고용할 만큼 성장했다. 지난 2011년 리빙소셜에 매각됐으나 다시 새 주인인 그루폰을 맞았다. 올 10월 기준, 순매출 1천억원을 넘어서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