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인터뷰] ‘코스믹칼라’ 양재일 대표

가위바위보로 쇼핑몰 상품 얻는 우파루파

일반입력 :2013/11/11 10:40

김효정 기자

의류 쇼핑몰 대표자들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자주 토로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바로 정확한 생산량 예측이다. 고객들의 구매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예측을 할 수는 있지만, 얼마나 판매될 지를 정확히 미리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재고를 광고로 바꾼다’는 발상으로 시작해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소비자에게 무료로 옷을 보내주는 애플리케이션 ‘우파루파(www.ooparoopa.com)’는 온라인 쇼핑 업계와 일반 쇼핑족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우파루파를 운영하는 ‘코스믹칼라’의 양재일㉜ 대표는 영상, 공간 인터랙티브 디자인을 전공하고 증강현실(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의 세계에 빠졌다. 사용자경험(UX) 관련 공부를 하며 ‘누군가에게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겠다’는 비전을 갖고 창업을 결심했다.

코스믹칼라가 쇼핑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게 된 계기는 유저들의 적극적인 피드백 때문이다. 양대표는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우파루파를 만들었다”며 “사용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을 보며 쇼핑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우파루파에 접속한 유저는 마음에 드는 상품이 걸린 방을 선택한다. 최대 5개의 제품을 선택하고 다음날 그 상품을 선택한 다른 사용자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펼쳐 승자가 되면 무료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양대표는 우파루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달 중 카페24(www.cafe24.com)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용자들이 게임보다 상품 리스트에 체류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는 것을 발견하고, 게임보다는 쇼핑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원스탑 쇼핑’이라는 뜻을 품은 ‘토스’라는 서비스로, 사용자들이 많이 찜한 상품, 많이 구매한 상품 등을 보고 실제로 구매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코스믹칼라에는 IT 기자 출신의 엔지니어, 의학을 전공한 비즈니스 플래너, 영국 토박이 개발자 등 이채로운 이력을 가진 구성원들이 하나의 비전을 품고 모여 있다. 양대표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특기와 개성이 하나로 모여 생산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것을 코스믹칼라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는다.

양대표는 “지금은 e-커머스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우파루파라는 작은 배를 띄운 단계”라며 “이 배를 건실하게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방법,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코스믹칼라가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양대표와의 1문1답>

▲ 쇼핑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여러 아이템을 실험하면서 유저들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런 작업을 통해 깨달은 점이 쇼핑만큼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영역이 없다는 점이었다. 데이터의 양과 질이 모두 뛰어나다. 그 점이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쇼핑에서의 새로운 틀’을 제시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 우파루파에서 고객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는데...

운영을 해 볼수록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기대보다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음 날까지 게임을 위해 기다려야 한다는 것, 게임을 위한 푸시 알림이 왔을 때 어떤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 등 기회비용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 곧 선보일 ‘토스’는 유행에 민감한 20대 초, 중반의 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다.

▲ 자본 없이 좋은 구성원들이 모인 비결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가장 솔직한 이유는 개인적인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학창시절 의사소통에 서툴렀고 고지식한 면도 있었다. 내부적인 콤플렉스를 해결하려면 스스로 창조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지가 상당한 열정으로 표출됐고, 멤버들에게도 그 의지가 전달된 것 같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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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그동안 버텨 온 원동력은?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표라고 해서 중요한 정보를 독점하지 않는다. 모든 어려움을 가감 없이 팀원들과 공유하고 공감하고, 모든 사람들이 ‘내 회사’라는 책임감을 갖고 일한다. 그 점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