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3사 실적 분석, '지금 영업익보다 중요한 것은?'

일반입력 :2013/11/08 11:50    수정: 2013/11/08 15:59

남혜현 기자

포털3사가 미래 먹거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꼽았다. 단기적으론 영업익이 감소하더라도 SNS에 집중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겠단 각오다. 경쟁 무대가 모바일로 바뀌면서, 국내용 포털에 안주하면 죽는다는 경각심이 변화를 이끌었다.

8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컨퍼런스콜을 끝으로, 포털 3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모두 끝났다. 네이버와 다음은 매출이 크게 성장했지만, 마케팅 비용으로 영업익은 감소했다.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익 감소에도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네이버 주가는 이틀째 변동이 없고, 다음은 오히려 소폭 올랐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주가는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날 대비 -4.17% 빠졌으나 연속 적자를 감안하면 안정된 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증시서도 상징적 사건이 있었다. 트위터의 첫 거래다. 공모가 대비 73% 오른 44.90달러에 장 마감했다. 트위터는 만성 적자 기업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트위터의 가능성을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포털들의 영업익 감소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난 매출을 눈여겨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포털, 영업익은 감소했지만...

네이버와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실적은 이렇다. 네이버는 지난 3분기 매출 5천853억원, 영업익 1천45억원, 당기순익 762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5% 늘었으나 영업익은 1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음은 매출 1천297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5% 늘었으나, 영업익은 8.8% 줄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매출 319억원, 영업손실 93억원을 냈다.

시장의 관심은 네이버 라인에 집중됐다.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한 영업익 감소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네이버가 최근 분기당 쏟는 마케팅 비용은 900억원 정도. 일부만 줄여도 영업익은 금새 오를 수 있다. 지금은 마케팅 비용을 집중 투입해 라인 가입자를 확보하는게 우선이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마케팅 비용 증가는 라인 가입자 확보를 위한 것이라 투자 관점으로 이해한다라며 시장은 현재 이익단보단 라인이 향후 얼마를 벌어들일까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다음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다음은 3분기에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인 38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다. 아직까지 라인처럼 뚜렷하게 성과를 내는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했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 중 탁월하게 실적을 끌어갈 서비스가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연말까지 전분기 대비 마케팅 비용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체 SNS인 '마이피플'도 해외 시장 1곳에 선보이겠단 계획도 밝혔다. 구체적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네이버 라인처럼 다음의 글로벌 시장 발판으로 마이피플을 이끌어가겠단 의도가 읽힌다.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은 가장 큰 문제는 자금력이라며 네이버가 분기별로 900억원씩 마케팅비를 쓰는 상황에서 다음이 시장 선점을 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아직까지 뚜렷한 흑자전환 모멘텀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해외서 인지도를 쌓고 있는 싸이메라를 SNS로 키워보겠단 전략을 밝혔다.

박윤택 SK커뮤니케이션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싸이메라의 글로벌SNS 출시 및 수익모델 개발 등 모바일 기반 신규서비스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 마련에 전사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성장 발판, 내년이 분수령

4분기엔 네이버와 다음 모두 전분기 대비 매출이 소폭 성장할 것으로 파악된다. 마케팅 비용을 다소 조정할 네이버의 경우 영업익이 증가하겠지만, 반대로 비용 집행을 늘인 다음의 영업익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KB투자증권은 네이버가 4분기 매출 6천300억원, 영업익 1천560억원을 낼 것으로 옛아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8%이며, 영업익 증가율은 50%다.

성장의 동력은 물론 라인이다. 라인은 오는 25일께 이용자 3억명 돌파가 유력하다.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서 어느정도 성과를 낼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라인은 최근 북미와 유럽 등을 신규 성장으로 보고 있다.

영업익 증대는 마케팅 비용을 다소 조정한데 따른 것이다. 4분기 마케팅 비용은 전분기 대비 200억원 가량 줄어든 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4분기 매출 1천415억원, 영업익 190억원이 전망된다. 마케팅비를 2분기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으로 영업익 성장률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9% 안팎일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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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연구원은 문제는 올해보다 내년이라며 다음의 경우 올해는 오버추어와 결별 영향으로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내년엔 이런 부분이 사라져 성장률이 낮게 나올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황승택 연구원 역시 라인의 경우 월드와이드로 인정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일단 라인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라며 다음의 경우 가능성을 보여주기만 해도 시장은 땡큐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