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휘어지는 메모리 최초 개발

일반입력 :2013/11/01 21:15    수정: 2013/11/02 13:25

정현정 기자

국내 연구진이 휘어지는 메모리 개발에 처음으로 성공해 자유롭게 구부러지는 형태의 전자제품 상용화에 한발짝 다가섰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 소프트혁신소재연구센터의 김태욱 박사팀이 데이터 저장이나 삭제가 가능하면서도 휘어지고 비틀어지는 64비트(bit) 메모리 어레이 소자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현재 전자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메모리는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딱딱한 무기물을 소재로 만들어져 휘는 성질을 구현하려면 탄소를 기반으로 한 유기복합체 메모리로 만들어야 한다.

연구팀은 탄소나노소재와 유기고분자복합체를 활용, 유기소재를 상온에서 일렬 구조로 쌓고 유연한 기판 위에 이 소재를 얹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기판이 휘어진 상황에서도 데이터 구동이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한쪽 방향으로 전류를 흐르도록 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또 기존 유기 메모리 소자를 만드는 대표적인 용액 공정인 스핀코팅 방법으로 제작될 경우 연속적인 공정에서 유기다이오드 층과 유기메모리 층이 손상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저온공정에서 패턴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크로스링커 제작방법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구부러지는 성질을 가진 플라스틱 기판에 적용할 수 있는 유기물 구조를 가지면서 64비트(bit)의 저장능력과 전원이 차단되어도 저장능력이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인접 소자로부터의 간섭이 해결된 것을 확인하기 위해 소자가 휘어진 상태에서 'KIST'라는 글자를 저장해 구현되는지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기 메모리 소자가 기존의 전자소자뿐만 아니라 휘어지는 전자제품의 부품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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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주도한 김태욱 박사는 기존 구조의 유기 메모리 소자 연구의 최대 난제를 해결할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웨어러블 컴퓨터 개발을 위한 휘어지는 전자소자나 부품 연구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에 1일자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