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급형 TV, 홈쇼핑 수수료에 발목

클리어쾀,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협상 문제로 출시 지연

일반입력 :2013/10/28 15:26

저소득층 디지털 TV 보급 사업이 홈쇼핑 채널 수수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12월 2일 출시를 목표로 정부와 제조사간 협의를 마쳤지만, 세부적인 걸림돌이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홈쇼핑 채널 참여 여부로도 이해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렸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소득층 디지털TV 보급 사업’은 그간 논란이 많던 채널 선정 사업도 마무리 되고 있지만, 홈쇼핑 송출 수수료 관련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까지 추진되는 이 사업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지원 센터를 설치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구매신청 접수 설치를 지원하게 된다.미래부가 주관하는 저소득층 디지털TV는 클리어쾀 방식을 따른다. 별도의 셋톱박스가 없어도 TV 내에 설치된 수신기를 통해 HD급 화질의 디지털 케이블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한다. 가격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미뤄지던 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채널 구성에서 지상파, IPTV, 케이블 업계 등 여러 이해 당사자 간의 논리가 엇갈렸다. 저소득층을 위한 방송에 홈쇼핑 채널 참여가 부적합하다는 주장과 반대 주장이 맞섰다.

현재 클리어쾀 채널은 기존 케이블 방송 사업자(SO)의 아날로그 기본형과 비슷한 수준의 채널 구성에 요금제를 가져가는 것으로 정해졌다. 홈쇼핑을 포함한 30~40 채널로 구성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홈쇼핑 채널도 들어가는 것으로 합의됐지만, 케이블 사업자와 TV홈쇼핑 사이의 송출 수수료 협상이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클리어쾀 TV 뿐만 아니라 기존 케이블 방송도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부진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세를 급격히 늘린 IPTV의 송출 수수료를 두고 케이블TV 업계와 홈쇼핑 업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출시가 임박한 클리어쾀 TV도 수수료 협상을 마쳐야 하는데 이 부분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제조사의 의지가 크게 없다는 부분도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해외 시장에 내다파는 TV 제품의 경우 클리어쾀이 적용되는데, 국내 시장에 정부 사업 일환으로 저가에 내놓는다는 점에 사업자로서 큰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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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선정 발표한 8종의 클리어쾀 TV는 24인치 제품이 21만9천원, 42인치가 64만2천원으로 시중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가구당 1대씩만 구입할 수 있다. 대량 생산 판매가 아니기 때문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이미 9월에 하겠다는 사업이 12월까지 지연됐다”며 “정부 발표까지 난 저소득층 지원 사업이라면, 일단 시행한 뒤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