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3 파손 액정이 12만원?…속 타는 삼성

갤럭시 기기 사설 수리 시장 확대일로

일반입력 :2013/10/28 10:19    수정: 2013/10/28 11:33

김태정 기자

“갤럭시노트3 깨진 액정 넘기세요. 12만원 드립니다.” -사설 수리업자-

“고객님, 깨진 액정은 최근 바뀐 AS 정책에 따라 저희가 수거합니다.”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삼성전자가 사설 업체에 맞서 파손 부품 회수를 강화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다. 사설 거래 시장에서 갤럭시 부품 몸값이 껑충 뛰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특히 액정 가격이 사설 시장에서 지속 오름세다. 겉 유리 안쪽 LCD 부분만 멀쩡하면 사설업자들의 재활용이 가능하다.

‘갤럭시노트3’의 경우 사설 시장에서 깨진 액정 시세가 무려 12만원. 전면에 금이 생겨 가루까지 나오는 액정을 이 가격에 사겠다는 제안은 분명히 눈에 띈다.

다른 갤럭시들의 깨진 액정 시세도 상당 수준이다. ‘갤럭시노트2’와 ‘갤럭시S4’가 10만원 안팎, ‘갤럭시S3’도 5~6만원 정도 받는다.

이 같은 정보를 접한 고객들이 삼성전자 AS를 받을 때, 액정을 비롯한 고장 부품들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장면은 이제 흔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부터 ‘휴대폰 수리 시 불량부품 회수’라는 새로운 AS 정책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액정을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기존 깨진 액정은 삼성전자가 가져간다. 사설 시장에 대한 방어 성격이 짙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사설수리가 제품 고장률을 늘리고 부품 회수율을 줄이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명분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사설 수리로 고장이 더 생겨 공식 AS 센터 부담이 커진다”며 “이는 다른 고객에게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불안 요소”라고 주장했다.

파손 부품도 고객 소유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교체·수리비용은 고장 부품 회수를 감안해 합리적으로 책정했다”며 “고객들의 손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애플도 이와 비슷한 이유를 들어 사설 수리 제품들은 공식 AS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사설수리 진영은 여유 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뜻과 달리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부품 거래와 수리가 사설이라고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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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을 갤럭시 전문 수리업자라고 소개한 A씨는 “하루면 갤럭시 액정 100여개가 택배나 퀵서비스 등으로 도착한다”며 “경쟁 업체가 늘어나면서 액정 가격이 더 뛰어오르는 것만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스마트폰 부품 사설 거래와 수리는 해외서도 유행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각 나라 업자들이 서로 물량을 거래하는 무역 체계까지 자리를 잡고 있다. 중고 스마트폰 시장의 영역확대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