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짜리 게임 아이템 찾으려 60대 女 소송

일반입력 :2013/10/18 10:07    수정: 2013/10/18 10:25

남혜현 기자

최고가 아이템을 착오로 잃었다며 게임 회사를 상대로 보상을 청구했던 64세 여성이 패했다.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3부(김현미 부장판사)는 김 모(64·여)씨가 지난 5월 30일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를 상대로 리니지 게임의 별지 목록 기재 아이템을 원고에게 복구하라며 낸 소송에서 피고 측 손을 들어줬다.

김 씨 측 주장은 이렇다. 지난해 4월말 시작한 리니지를 7개월 만에 고수 수준인 70레벨까지 올렸고, 이 과정에서 습득한 '진명황의 집행검'을 더 세게 만들려다 '착오로' 잃어버렸다는 것.

원고 측 소장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12월 2일 오전 8시께 '진명황의 집행검' 아이템에 대한 '인챈트'를 실시했다. 인챈트는 아이템의 공격·방어 능력을 일시적으로 강화하는 기능이지만, 실패하면 아이템이 소멸할 수 있다.

김 씨는 이날 인챈트를 실시하다 최고 3천만원에 거래되는 아이템을 잃고 말았다. 김 씨는 소송을 통해 소멸하 진명환의 집행검을 복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규정상 이용자 과실로 인한 아이템 소멸은 회사 측에서 보상할 필요는 없다. 다만, 김 씨는 민법의 법률 행위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을 때는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한 구문을 소송 근거로 주장했다.

그는 고가의 아이템이 소멸될 위험을 무릅쓰고 인챈트를 실행할 이유가 없었다며 저가의 아이템을 인챈트하려다가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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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원은 김 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아이템 소멸을 확인한 뒤에도 다시 '룸티스의 푸른 귀걸이' 아이템을 인챈트했고 실행 직전 '체력의 가더' 인챈트에 실패한 뒤 곧바로 무기 마법 주문서를 구매했다라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여러 번의 인챈트를 했는데 특정한 실행만 착오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중대한 과실로 인한 착오일 경우 의사표시를 취소하지 못한다'는 민법의 단서조항도 제시했다. 재판부는 착오라고 가정해도 3천만원짜리 아이템을 인챈트한 것은 김씨의 '중대한 과실'이어서 복구해줄 필요가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