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테마주 디아이 800% 폭등 WSJ 재조명

일반입력 :2013/10/17 18:42

정현정 기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지난해 '강남스타일' 열풍과 함께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반도체 검사 장비업체 디아이의 주가가 800% 폭등한 현상을 재조명했다.

WSJ는 인터넷판은 16일(현지시간) 지난해 7월 '강남스타일'이 나오기 전 3천800만 달러(약 404억원) 정도였던 디아이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10월 중순 3억3천4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 현재 디아이의 시총은 약 2억7천200만 달러로 '강남스타일' 이전의 7배 이상이라고 WSJ는 전했다.

디아이는 지난해 싸이 '강남스타일'의 인기와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서 싸이 투자설, 싸이 기획사 영입설 등이 회자되며 매매거래정지를 당할 정도로 주가가 폭등하며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가수 싸이의 아버지인 박원호 씨는 이 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이 신문은 이런 일이 한국에서 테마주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또 다른 사례로 지난해 안철수 의원의 대선 출마로 주가가 치솟았다가 사퇴로 급락한 안랩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WSJ는 싸이 테마주 현상을 분석한 최근의 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앤디 김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교수와 정호성 한국은행 연구원은 논문에서 디아이의 주가 거품이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려는 테마주 거래의 전형적인 '재판매 옵션'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에 거주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자국에서 유튜브에 강남스타일 플래시몹이나 패러디 영상이 올라오는 걸 볼 때마다 디아이 주식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에 오히려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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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재판매 옵션' 전략 면에서 한국 거주 외국인들이 외국 거주 외국인보다 한 발짝 앞서감으로써 '덜 순진한 방식'으로 투자행위를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국인은 현재 디아이 주식의 3% 정도를 보유해 지난해 12월 9%보다 비중이 줄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이 흥미로운 사례는 엄청난 주가 거품이 기업 정보나 기초여건(펀더멘털)과는 전혀 무관한, 미디어가 끌어낸 관심으로만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