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TC 항소 '삼성제품 수입금지 확대'

일반입력 :2013/10/16 11:28

애플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에 항소해 삼성전자 안드로이드 단말기 가운데 미국내 수입 금지 품목을 늘리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특허전문사이트 포스페이턴츠는 15일(현지시각) 애플이 연방순회항소법원을 통해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범위를 넓히려 한다고 알렸다.

앞서 삼성전자의 구형 스마트폰과 태블릿 일부 제품은 지난 8월 애플의 상용특허를 침해했다는 ITC 판결로 수입 금지대상이 됐고, 이달초 오바마 행정부의 승인으로 수입 금지가 발효됐다. 반면 애플은 지난 6월 삼성전자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ITC 판결로 아이패드2와 아이폰4 수입을 금지당했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그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 구제됐다.

애플은 자사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가 아니라 삼성전자의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판결 내용에 항소했다.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9일 삼성전자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넥서스, 갤럭시탭 등 제품을 수입 금지한다고 확정한 ITC판결에서 불리한 부분을 짚은 것으로 파악됐다.

■디자인 특허 '비침해' 결정 뒤집기 시도할 듯

애플은 구체적으로 그 불리한 판결 내용을 소장에 명시하지 않았지만, ITC 소송이 지난해 예비 판결에서 이번 최종 판결로 진행되면서 '침해'가 '비침해'로 뒤집힌 자사 제품 디자인 특허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ITC로부터 아이폰 앞면 디자인 특허(D'678) 1건과 소프트웨어(SW) 특허 3건, 이렇게 4건을 침해했다는 예비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ITC는 지난 6월 최종 판결에서 터치스크린 휴리스틱스(US 7,479,949)와 이어폰 플러그내 마이크 인식(US 7,912,501), 2건만 침해를 인정했다.

이는 애플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ITC판결 승인권을 행사한지 하루만에 대응에 나섰단 뜻이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ITC의 수입금지 조치가 받아들여졌음에 유감을 표명하며 '항소 검토' 의사를 밝혔지만 항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로서는 자사에 '카피캣' 오명을 씌운 디자인 특허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 제품군들에 일정한 디자인을 고집해온 애플 측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불만스러운 판결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ITC 판결 일부 뒤집기, 모토로라 상대로 성공했다

포스페이턴츠 운영자인 독일 특허전문가 플로리언 뮬러는 애플은 ITC판결에서 어느 부분이든 불만스러운 점에 대해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이론적으로 ITC의 (특허에 대한) 결정을 뒤집음으로써 수입금지 처분으로 이끌 특허를 최대 3건 더 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애플측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앞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없을 경우 항소할 것이란 의지를 밝힌 삼성전자가 조만간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사의 ITC판결에 따른 특허침해 공방과 제품수입 금지 등 사업적인 타격을 주려는 시도는 항소법원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뮬러는 삼성전자를 겨냥해 ITC판결에 항소한 애플의 대응이 성공한 선례를 둔 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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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해 3월 모토로라모빌리티와의 ITC 특허소송 판결로 '멀티포인트 터치스크린(US 7,663,607)'특허의 무효 판정과 '멀티터치 표면용 타원피팅(US 7,812,828)'특허의 비침해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월 이를 뒤집는 연방항소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당시 뮬러는 애플이 모토X'처럼 미국내 생산하는 제품을 제외한 모토로라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해당 특허 침해로 엮어 수입 금지 조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