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여전히 모호한 창조경제 ‘혹평’

일반입력 :2013/10/14 20:19

정윤희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창조경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끝난 뒤에도 미래부가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줄을 이었다.

반면,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미래부에 스스로 주는 점수로 80점의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매겨 여야 의원들과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여야 의원들은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래부의 창조경제 관련 미흡한 성과들에 대해 비판했다.

임수경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이 미래부 임에도 불구하고 실체 없다, 존속 가능성 없다, 6개 부처에서 모인 공무원들의 일체감이 없다는 3無 부처라는 소리를 듣는다”라며 “창조경제라는 정체불명의 목표를 반강제적으로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52%가 창조경제를 잘 모르고 있고 들어본 적이 없는 국민도 7%나 된다”며 “여기에 과학자들은 국가경쟁력에서 과학기술 평가가 10단계 떨어지는 등 실체 없는 창조경제에 두 번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상일 의원은 최문기 장관이 미래부에 80점을 매기자 “민간 기업인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54점이라는 박한 점수가 나왔다”며 “미래부가 그냥 열심히 하지 말고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완 의원도 “도대체 무엇이 창조경제인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대표 부처가 이렇게 무엇을 평가할 만큼 한 일이 없다는 것은 참 안타깝다”고 말했으며 이우현 의원 역시 “우리나라가 갈 길은 과학기술과 ICT인 만큼, 미래부 초대장관께서 더 열심히 하셔야 된다”고 조언했다.

창조경제가 무엇이냐는 질의에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쉽게 얘기해서 사람이 머릿속에 가진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창조경제이고 그 가치를 산업으로 일구어 내고 일자리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전병헌 의원은 “우리의 경제활동이 기본적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임을 감안하면, 장관의 답변이 뜬구름 잡기식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미래부 출범 후 6개월 동안 양해각서(MOU) 체결만 19개인데 그 MOU 조차도 장관은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MOU를 우리말로 하면 ‘뭐유’, 국민들이 창조경제가 뭔지 체감도 안 되고 미래부가 뭐하는지 모르는 ‘뭐유부’가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원식 의원은 “창조경제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창의력이 나올 수 있는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지금 미래부 정책을 보면 근본적인 창의력보다는 방편 위주다”며 “5년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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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와 관련한 비유를 놓고는 여야 의원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기현 의원은 창조경제를 천지창조에 비유해 “하느님도 단계별로 세상을 창조했는데, 창조경제도 한순간에 완벽하게 되기보다는 임기 중에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재천 의원은 “창조경제의 창조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천지창조의 창조 개념에 더 어울리나, 다윈의 진화론에 비교하는 것이 더 합당한가”라고 반문하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기 보다는 대부분 응용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