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콘솔 게임 흥행 비결 "역시 한글화"

일반입력 :2013/10/07 11:34    수정: 2013/10/07 11:35

국내 콘솔 게임계에 때 아닌 풍년이 들었다.

‘플레이스테이션(PS)4’, ‘X박스 원’ 등 신형 게임기 출시 예고 소식도 있었지만, 대작 타이틀의 한글화가 꾸준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글화가 판매량 증가로 직결됐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글화된 주요 대작 콘솔 게임은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3DS) ▲더라스트오브어스(PS3) ▲GTA5(PS3·X박스360) ▲비욘드: 투 소울즈(PS3) 등이다.

한국닌텐도는 올 2월7일 한글화된 3DS용 게임인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을 출시했다.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현실과 똑같은 시간이 흐르는 동물들의 마을에서 마음 가는 대로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는 ‘동물의 숲’ 시리즈 최신작이다.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일본에서 발매된 지 약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70만 개 이상을 기록했다.

이용자들은 촌장이 돼 다양한 시설을 마을에 설치하거나 마을의 규칙인 조례를 제정하는 등 나만의 특별한 마을을 만들 수 있다. 또 옷도 상의와 하의를 각각 원하는 대로 골라 입거나 집의 외관을 근사하게 꾸밀 수 있어 더욱 개성이 넘치는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의 국내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영국에서는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출시로 3DS 판매량이 PS3와 X박스360을 앞질렀다. 당시 영국 닌텐도 측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판매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기 전문 매장에서도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출시 이후 3DS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너티독 스튜디오가 개발한 더라스트오브어스 역시 한글화로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콘솔 게임이다. 한국 소니는 이 게임을 자막 한글화 해 지난 6월 출시했다.

더라스트오브어스는 ‘언챠티드’ 시리즈의 제작진인 너티독에서 새롭게 선보인 타이틀이다. 너티독 특유의 영화 같은 스토리텔링과 연출, 높은 완성도에 팽팽한 긴장감과 감성적인 내러티브까지 더해져 많은 기대를 모았다.

게임은 현대적인 전염병에 의해 인구가 크게 감소한 버림받은 도시가 다시 야성을 회복한 모습을 배경으로 한다. 생존자들은 식량과 무기, 혹은 손에 쥘 그 어떤 것을 위해 서로를 죽고 죽이고 있다. 비정한 생존자인 조엘과 나이보다 영리하고 용감한 10대 소녀 엘리는 미 전역을 가로지르는 여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힘을 합치게 된다.

라스트오브어스는 출시 3주도 안 돼 누적 판매량 340만장을 기록했으며, 영국에서는 6주 연속 판매량 1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역시 판매량이 공식 집계 되진 않았지만 용산과 국제전자센터 등을 중심으로 이 작품을 찾는 손님들이 한동안 끊이질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한글화돼 출시된 게임 중 가장 많은 파급력을 보인 게임은 단연 GTA5다. 락스타게임즈가 개발하고 H2인터렉티브가 지난 달 17일 출시한 이 게임은 한글화 소식만으로도 화제을 일으켰다.

특히 GTA5 한글화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보통의 게임들이 번역 과정에서 오류가 있거나 일상적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 단어가 들어가기도 하는 반면, GTA5는 실제와 같은 단어와 문장, 그리고 어법들이 사용돼 보다 현실감을 높여준다.

GTA5는 전작에 비해 더 풍부해진 콘텐츠와 시나리오, 보다 높아진 현실감으로 게임 팬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시리즈는 특히 멀티플레이 모드인 ‘GTA 온라인’과 게임 내에서 골프, 테니스, 사이클 등 여러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 더욱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GTA5 역시 국내 판매량이 공식 집계되거나 발표되진 않았다. 하지만 출시 3일 만에 매출 1조원 돌파 소식이 알려지는 등 초대작의 명성에 걸맞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또 국내에서는 없어서 못 팔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웃돈을 줘야 구입할 수 있을 만큼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국내 유통사인 H2 측 역시 GTA5가 역대 시리즈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판매될 수 있었던 비결로 한글화를 꼽았다.

끝으로 한글화로 더 큰 인기가 예상되는 게임은 비욘드: 투 소울즈다.

오는 8일 출시 예정인 비욘드는 이용자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이야기의 결말이 전개되는 '인터랙티브 드라마' 장르다. 할리우드 영화 '인셉션' 및 '주노'에서 출연한 엘렌 페이지와, '플래툰' 및 '스파이더맨'으로 널리 알려진 윌렘 데포가 게임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은 보이지 않는 신비한 개체와 초자연적으로 연결된 ‘조디 홈즈’가 겪은 15년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조디가 어린 시절부터 성인으로 성장할 때까지의 변화를 보게 되며, 조각나 있는 스토리를 경험하면서 캐릭터 전체의 삶을 관찰하게 된다.

이용자들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스토리는 총 23개의 결말을 만들어 낸다. 이용자는 선택의 순간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면 되며, 모든 것이 이용자의 선택과 판단에 달려 있다.

개발사는 비욘드의 완성도와 작품성을 높이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에만 1년여의 시간을 투자했으며, 사운드를 위해 할리우드 유명 작곡가 한스 짐머 프로듀서를 섭외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하기도 했다.

기본적인 완성도와 작품성에 한글화가 더해지면서 비욘드 역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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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오는 12일 출시 예정인 ‘포켓몬스터 X·Y’도 한글화를 통해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작 게임들의 연이은 출시도 화제지만 한국 팬들을 위한 한글화 소식이 특히 더 이용자들의 구매 욕구를 높이고 있다”며 “위축된 국내 콘솔 게임 시장에 한글화가 기대 이상으로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