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디스플레이, 삶의 일부처럼 편안해야”

일반입력 :2013/10/02 13:36

이재운 기자

“사라지는 기술이 가장 앞선 기술입니다. 기술이 아닌 생활의 일부처럼 받아들여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제조사들은 이를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은 더 이상 기술이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편안해야하고, 앞으로 제조사들이 이를 유념해야 한다고 아담 그린필드 어반스케일 대표는 말했다.

2일 서울 필동 한국의 집에서 열린 한국머크(대표 미하엘 그룬트)의 기자간담회에서 그린필드 대표는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이 도시를 변화시키기 위한 조건으로 ‘생활의 일부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포메이션 아키텍처 분야를 연구한 그는 정보를 사람들에게 기술 수단을 통해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한 도시 디자인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가능성을 다룬 ‘에브리웨어(Everware):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새벽’이라는 저서를 내기도 한 그는 “앞으로는 인간이 컴퓨터 환경에 맞추는 것이 아닌, 인간 삶의 동선에 맞춰 개발되는 컴퓨터 환경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계천도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쇼케이스 중 하나라고 본다”고 설명한 그린필드는 이어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도시 디자인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따라서 이것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 “이런 기술들이 개발되고 활용되는데 있어, 엔지니어가 아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웠고 적합하지 않았다”며 “한 번 뿐인 인생을 기술과 씨름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며 제조사들이 최종 소비자들의 필요(Needs)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상용화는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분필로 QR코드를 벽에 그린 사진을 제시한 그린필드 대표는 “인간의 창의력은 무한해서 최신 기술조차도 아름답고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표현될 수 있다”며 “스크린이 만연한 환경에서도 스크린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연구에 더욱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결국 “최종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기술을 기술처럼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한다”고 말하며 “어떤 경험을 줄 것인지 고민하고, 우리 삶의 일부로 매끄럽게 받아들여져 삶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머크가 독일 본사 차원에서 주최하는 디스플레잉퓨처스(Displaying Futures) 심포지움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다. 올해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 심포지움은 ‘유비쿼터스 인터액션-디스플레이가 만드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지난 2011년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지난해 타이완 타이페이 등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국가에서 순회 개최되고 있다.

행사를 위해 방한한 발터 갈리나 머크 본사 기능성원료사업부 사장은 “머크는 예술가, 건축가, 기타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다양한 영역에서 가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창출하는 방법을 학습하고자 이번 심포지움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머크 관계자들은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대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이른 시일 내 양산 가능성에 대해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개발 중인) 커브드 형태(약간 구부러진 형태)의 디스플레이와 완전히 휘어졌다 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사이에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원료를 썼는가보다 어떤 생산공정을 적용했는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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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및 OLED 시장에 관해서는 “LCD의 경우 공급과잉은 있으나 경제 위기에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머크가 1위를 수성하고 있는 LCD와 달리 OLED 소재 분야에서 경쟁자가 많은 것은 맞지만, 다른 경쟁 업체 모두가 OLED 소재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시간이 지나면 경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과 패널을 융합한 기술 및 제품 개발과 인쇄 가능한(Printable) OLED 개발도 진행 중에 있으며, 3년 내로 적절한 가격에 이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갈리나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탐험한 부분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