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와이브로보다 LTE-TDD”

일반입력 :2013/10/01 16:57    수정: 2013/10/02 08:06

정윤희 기자

“와이브로는 기대가 컸으나 결과는 참혹한 전형적인 ‘블루스카이’ 사례다.”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와이브로 대신 시분할 LTE(LTE-TDD)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LTE가 확산 중인 상황에서 틈새기술로 전락한 와이브로에 많은 주파수 대역을 할당하기 보다는 LTE-TDD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성철 고려대학교 교수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새로운 4G 기술, LTE-TDD의 활용가치’ 세미나에서 “이동통신서비스 사용자 후생을 고려할 때 LTE-TDD 방식을 전제로 제4이동통신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와이브로 방식의 제4이통사 선정 시도는 있었으나 모두 4차례 불발됐다. 시장 상황에 뒤떨어지고 자본 조달 신뢰성이 낮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들어서부터 와이브로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하면서 LTE-TDD 도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결국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와이브로에 국한됐던 제4이통사 선정에 LTE-TDD를 허용키로 결정했다. 사실상 와이브로 정책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다만, 기존 와이브로를 서비스 중인 KT, SK텔레콤의 경우 LTE-TDD를 서비스 하려면 주파수를 반납, 재할당 받아야 한다. 현재 한국모바일인터넷컨소시엄(KMI)는 LTE-TDD 방식,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는 와이브로 방식으로 제4이통 도전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김성철 교수는 “가격을 제외하고는 새로 진입하는 제4이통사 자체가 당장 소비자에게 엄청난 효용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에 진입하지 않으면 힘들다”며 “기존 사업자가 제공하지 못하는 속성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이 LTE-TDD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4이통사가 LTE-TDD를 제공할 경우 소비자의 한계지불의사액은 3천772.7원으로 계산됐다. 데이터 특화상품, 배터리 효율,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 등 LTE-TDD의 주요 속성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김성륜 연세대학교 교수는 LTE-TDD 혼용으로 연간 6천679억원의 사용자 후생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기존 이통사가 LTE-TDD 혼용시 1인당 한계지불의사액 월 2천320원과 LTE가입자수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LTE-TDD의 속성으로는 ▲기존 LTE-FDD 대비 1.5배 빠른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 ▲배터리 효율(FDD 대비 1.2배 추정) ▲스마트폰 이외 단말기에서의 데이터 통신 활용 ▲데이터 특화 요금제 등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을 들었다.

김성륜 교수는 “와이브로는 틈새기술로 전락했는데 이에 주파수를 과도하게 할당하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LTE-TDD가 제공하는 가치는 사용자 후생을 증가시키므로 기존 네트워크에서 LTE-TDD 방식을 혼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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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교수는 “정부가 주파수 대역의 새로운 용도나 활용주체를 결정할 때 공급자 입장보다는 사용자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존 이통사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중단하고 LTE-TDD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LTE-TDD를 전제로 제4이통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중론도 있었다. 최용제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와이브로 정책이 너무 산업적 측면에만 치우쳤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만 소비자 후생 하나만으로 LTE-TDD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좀 과한 것 같다”며 “이미 와이브로 투자가 끝난 상태에서 LTE-TDD를 깔기 위한 투자비, 와이브로의 기존 효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