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로 귀환, '진격 1942'

일반입력 :2013/09/29 10:17    수정: 2013/09/29 10:51

남혜현 기자

요즘 재밌는 모바일 게임 뭐 있어요?

선뜻 자신있게 추천하는 이가 드물다. 아니 드물어졌다. 그만큼 수많은 모바일 게임이 출시됐다 사라진다. 신작 게임이라고 다 다운로드 받아보기도 힘들고, 재미를 붙일만큼 오래 실행해보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데 최근 이거 해봤어요?라고 묻는 게임이 생겼다. 업계에서 더 주목하는 게임이란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게임, 모바일 업체 사장님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사 대표들이 더 주목한다는 이 게임. 바로 '진격 1942'다. 지난 17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된후 9일 만에 구글플레이 무료 인기 게임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 인기 게임 1위는 물론이다.

일단, 덮어놓고 다운로드 해봤다. 장르는 비행기 슈팅게임. 전후방의 적들을 전투기 미사일로 쏘아 격추시키는 게임이다. 적진으로부터 날아오는 총알을 피해가며 가능한 오래 살아남아 점수를 올리는 게 핵심이다.

낯설지 않은 장르다. 수많은 게임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출시됐다. 2천만 다운로드 기록을 세운 드래곤플라이트 역시 이같은 슈팅 게임이었다. 첫 플레이의 느낌은 어, 이거 많이 해본 건데다.

방식은 드래곤플라이트와 같지만 외양은 갤러그와 더 닮았다. 1970~80년대 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오락실 비행 슈팅 게임을 기억하지 않을까. 비행기 모양과 총알이 날아가는 방식 등을 보면, 이 게임이 응답하라, 7080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호출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느끼게 한다.

실제로 이 게임의 마케팅 캐치프레이즈는 '오락실로의 귀환'이다. '진정한 오락실의 손맛' 그대로, '1942년 태평양 전쟁의 실감나는 전투'를 플레이하라고 광고한다. 요약하면 갤러그의 추억을 모바일서 느껴보라는 것.

추억은 만나면 일단 반갑다. 그렇지만 진격 1942가 추억의 '조이스틱'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손가락 터치로 전후좌우 움직이는 방식은 조이스틱과는 전혀 다른 손 맛이다.

굳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총알이 발사된다. 쉬지 않고 버튼을 눌러야 했던 오락실 게임보단 편의성이 강화됐다. 누군가에겐 단순하게 느껴지겠고, 또 다른 이에겐 편리하게 느껴질 그런 형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조금 어렵다는 점이다. 전 후방, 세세하게 점으로 날아오는 적진의 탄막을 뚫기엔 초보 게이머들은 힘이 부친다. 적 전투기들이 꼬리를 물고 전방을 선회하며 미사일을 쏘아대면, 피할 방도가 없다.

초반에 빠르게 생명력이 깎이게 되는데, 이를 헤쳐나가려면 보조 전투기를 구매하거나 화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물론, 이 부분은 '유료결제'를 유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게임은 미사일을 얼마나 잘 피해 오래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다. 적진의 전투기를 많이 격추시켜 점수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손가락 조작을 열심히 해 미사일을 방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카카오 게임이니 친구와 경쟁 모드도 살려놨다. 화면 상단 왼쪽엔 나보다 조금 앞선 친구의 점수가 프로필 사진이 뜬다. 조금만 더 하면 이 친구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경쟁 심리가 또 하나의 재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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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 1942는 카카오 게임하기 중 처음으로 카드교환게임(TCG)인 '트리니티 소울즈'를 펴낸 구미코리아가 내놨다. 앞서 전세계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모바일 슈팅 게임을 기반으로 했다.

향수를 불러온다는 점, 탄력이 붙으면 전투기를 콘트롤 하는데 재미가 생긴다는 점, 실제 태평양 전쟁 당시 사용했던 기체 10여대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점등에 점수를 준다. 다만, 초반이 어렵다는 진입 장벽, 그간 나온 모바일 슈팅 게임과 눈에 띄게 다른 차별성을 찾기는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