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영 코마테크 "B2C 기술기업 선언"

일반입력 :2013/09/27 10:33    수정: 2013/10/15 10:00

봉성창 기자

모든 무선 제품에는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안테나가 있다. 불과 10년 전 만 하더라도 대부분 휴대폰에는 마치 무전기처럼 이러한 안테나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요즘 스마트폰에서는 이러한 안테나를 쉽게 찾기 어렵다. 기술의 발달로 안테나가 감쪽같이 숨어버렸기 때문이다. 제품을 뜯어봐야 비로소 케이스 안쪽에 마치 회로처럼 인쇄돼 있는 구불구불한 안테나를 볼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서는 비단 통화 뿐 아니라 블루투스, 와이파이, GPS, NFC 등 다양한 무선 기능을 동시에 지원하기 때문에, 안테나 역시 복잡하고 정밀하게 발전했다. 이러한 안테나는 통화 품질이나 각종 통신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무엇보다 세심하고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국내서 이러한 휴대폰 및 각종 모바일 기기 안테나 부품 생산으로 기술력을 축적한 코마테크가 본격적인 B2C 사업 행보를 선언했다. 고효율 안테나 기술을 바탕으로 한 무선 충전기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모두 마쳤다.

정한영 코마테크 대표는 지난 23일 김포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향후 코마테크가 B2B와 B2C 사업을 아우르는 IT기술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 1세대에서 첨단 무선 기술까지...

정 대표는 우리나라 통신 1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0년대 말 기업 간에 팩시밀리나 텔레타이프로 각종 문서자료를 주고받기 위한 전용선 구축 및 관리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PC통신과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이러한 시장 수요가 급감하자 사업 방향을 무선으로 전환하고 지난 1995년부터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고 안테나 부품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휴대폰이 급속히 보급된 것이 90년대 후반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을 미리 읽고 기민하게 대처한 셈이다.

그러나 시작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사업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외국 기업들의 특허를 피해나가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휴대폰 디자인이 다변화되면서 특허 이슈를 어느 정도 해결해냈다. 또한 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지속적인 설비 및 연구 투자를 진행하다 보니 무엇보다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

“안테나 부품 사업이 의외로 진입장벽이 대단히 높습니다. 계측기 등 각종 연구 설비를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해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국내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1997년 IMF를 거치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연구 노력 덕분에 코마테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2년 LG전자 정식 협력사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같은 해 과학기술부에서 인가를 받아 부설통신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거래선을 확보한 이후에도 지난 10년 간 꾸준한 기술 개발을 해온 까닭에 이 분야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기술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러한 코마테크의 성장 이면에는 정 대표의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도 한 몫 했다. 다른 부품은 차치하고서라도 안테나 만큼은 단 하나의 불량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그 만의 경영철학도 여기서 나왔다.

“요즘 스마트폰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안테나 부품 하나가 불량이 나면 전화 통화가 제대로 안될 것 아닙니까. 고객사가 아무리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었다고 해도 전화가 잘 안된다고 하면 소비자들이 이해해주겠습니까?”

고효율 안테나 노하우 기반...무선충전기 '프리디' 개발

정말 제대로 된 제품과 기술로 사업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난 20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팠던 정 대표는 이제 그 다음 단계를 모색하고 있다. 부품 납품 사업만으로는 구조상 코마테크가 지금보다 한발 더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안테나 부품 사업은 마치 깨알을 줍는 것과 비슷합니다. 수백만개를 생산해내도 부품 단가 자체가 워낙에 낮기 때문에 사업 확장을 모색할 여유가 없습니다.”

일단 정 대표의 구상은 지금까지 해온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도 그러했듯 미래 유망 기술로 눈을 돌렸다. 무선 전력 전송 사업이 그것이다. 현재 코마테크는 한국 전파인증협회 산하 한국무선전력전송포럼에서 이사사로 활동 중이다.

제품 개발도 거의 마무리됐다. 자유를 의미하는 단어인 프리(free)와 먹이를 주다는 의미의 피드(Feed)를 합성한 브랜드 ‘프리디(Freedy)’를 존만간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무선충전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달 7일 개최되는 한국 전자전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특히 코마테크의 무선충전 기술은 안테나 노하우를 바탕으로 NFC와 무선충전을 일체형으로 설계하고 얇은 두께에서 최대 효율이 구현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시장의 대세인 자기유도 방식을 채택했지만 그 다음 기술인 자기공명방식 제품화를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충전기와 밀착해야 하는 자기유도 방식에 비해 수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충전이 가능한 자기공명 방식은 향후 수년 안에 시장서 대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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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코마테크는 각종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각종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될 수 있는 B2C 기업으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이 기술적 한계에 왔다고 하지만 적어도 무선 분야에서는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한 발전을 이룰 것이며 스마트폰도 여기에 맞게 진화할 것이라고 봅니다. 무선 충전도 그중 하나가 될 것이고 그외에도 더욱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제품이 나온다고 보고 준비를 해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