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짜리 핸즈프리? 갤기어 어디에 쓰나요

일반입력 :2013/09/25 16:09    수정: 2013/09/26 09:40

정현정 기자

‘손목에 차는 스마트폰? 아니 스마트 핸즈프리!’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기기 데뷔작인 ‘갤럭시기어’를 사용해본 첫 느낌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는 말처럼 ‘삼성전자의 차세대 비밀병기’나 ‘차세대 웨어러블 시장 첫 단추를 여는 제품’으로 받았던 스포트라이트에 비하면 값비싼 핸즈프리라는 말은 굴욕에 가깝다.

하지만 갤럭시노트와 짝을 이뤄 사용하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지 않아도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고 메시지, 이메일, 일정, 날씨 등을 체크할 수 있어 양손을 자유롭게 해주고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보다 개선해준다는 점에서 웨어러블 기기의 첫 발을 내딛은 제품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기어 자체로 39만6천원의 값어치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기어를 손목에 직접 차 본 결과 착욤감은 나쁘지 않았다. 디자인이 기존 손목시계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다 제트 블랙, 오트밀 베이지, 와일드 오렌지, 모카 그레이, 로즈 골드, 라임 그린 등 6가지로 색상이 다양해 캐주얼은 물론 정장 차림에도 큰 이질감이 없었다. 무게도 일각의 지적처럼 부담스럽지 않았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활용했지만 1.63인치 디스플레이에 73.8g의 무게는 일반 남성용 메탈 시계보다는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일종의 홈버튼을 누르면 터치스크린이 활성화 된다. 기본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꺼져있는 상태기 때문에 습관처럼 왼쪽 손목을 들어 시간을 보려고 해도 홈버튼을 눌러 터치스크린을 활성화 시켜야하는 불편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면을 켜면 일반 전자시계와 같이 시간과 날씨가 첫 화면에 나타난다.

소니와 페블의 스마트워치나 퀄컴 토크 등 기존에 나온 제품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은 마이크와 스피커가 내장돼 갤럭시기어 자체로도 전화 수발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로 통신칩은 내장되지 않아 단독으로 사용은 불가능하지만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전화통화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스피커폰의 개념이라 굳이 부자연스럽게 손목을 귀에 가져다대지 않더라도 통화가 가능했다. 다만 주변 사람들이 통화 내용을 듣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볼륨을 줄인 상태에서 기기를 귀 가까이에 가져가면 조용히 통화를 할 수 있었다. 블루투스 헤드셋과도 연동이 가능하다. 양손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전화통화를 할 때 편리할 것으로 여겨지는 기능이다.

특히 핸즈프리 사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내장 스피커를 통한 음성인식 기능인 ‘S보이스’ 기능을 넣어 전화 수발신은 물론 메시지, 일정과 알람 세팅, 날씨 확인 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전화가 왔을 때 ‘수신’이라고 말하면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통화가 가능하며 ‘OO에게 △△△라는 메시지를 보내줘’라고 명령하면 자동으로 상대방에세 문자 메시지를 전송해준다.

자체 카메라를 내장한 것도 특징적이다. 갤럭시기어의 스트랩에는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전면카메라와 비슷한 해상도인 190만화소 카메라가 달려있다. 대기화면에서 스크린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면 카메라가 실행되며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갑자기 꺼내기 힘든 상황에서도 간편히 촬영이 가능해 놓치기 쉬운 장면을 포착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화통화와 사진촬영 외에 영화에 등장하는 스파이 기기와 비슷한 기능이 또 있다. 보이스레코더와 같은 ‘음성메모’ 기능을 실행하면 중요한 대화내용을 저장할 수 있으며 저장된 음성은 디지털 텍스트로 변환이 가능해 나중에 필요한 부분을 검색해서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으로 이뤄지는 기능도 여러가지 포함됐다. 갤럭시기어의 알림 기능을 통해 메일이나 문자의 수신 여부를 확인한 후 스마트폰을 집어들면 ‘스마트 릴레이’ 기능이 활성화돼 해당 메일이나 문자의 전문이 스마트폰 화면에 바로 뜬다.

갤럭시 기어를 착용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1.5미터 이상 떨어지면 자동으로 휴대폰의 화면 보호 기능을 활성화해 개인 정보를 보호해주는 ‘오토락’ 기능이 활성화된다. 집안 어딘가에 스마트폰을 놔뒀는데 찾기가 힘들다면 ‘내 디바이스 찾기’를 실행시키면 된다. 스마트폰의 소리와 진동 기능을 실행시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동방법은 간단한 편이다. 오른쪽 홈버튼을 누르면 터치스크린이 활성화 되면 스크린을 좌우 방향으로 쓸면 알림, S보이스, 음성메모, 갤러리, 미디어컨트롤러, 환경설정, 만보계, 앱스 등 메뉴가 나타난다. 대기화면에서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카메라가, 아래에서 위로 쓸어내리면 전화 다이얼이 실행된다. 홈화면을 두 번 누르면 S보이스가 실행된다. 뒤로가려면 베젤부터 아래로 드래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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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한 번 충전으로 25시간 즉, 하루 이상 사용이 가능한 점을 내세웠지만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충전을 해줘야한다는 점이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기어를 스마트폰과 연결하려면 갤럭시노트3의 애플리케이션 중 ‘기어매니저’를 실행시키면 간단히 페어링이 이뤄진다.

연동되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갤럭시기어는 무용지물이다. 스마트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카메라, 시계, 만보계 정도라서다. 당장 호환되는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3 한 종류다. 내달부터는 갤럭시S4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11월 중에는 갤럭시노트2와 갤럭시S3에서도 연동이 될 예정이다.